민주당 안팎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사퇴가 기정사실화하는 가운데 차기 대권 주자로 급부상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으로 시선이 쏠리고 있다. 지지율 조사에서도 바이든 대통령보다 유리한 것으로 평가 받는 데다 후원금 사용에 대한 법적 시비에서도 자유로워 사실상 민주당의 유일한 대안으로 평가된다.
해리스 부통령은 18일(현지 시간) 코로나19 확진으로 자가 격리에 들어간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사실상 민주당 대표로 유세 활동을 이어갔다. 이날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 D 밴스 상원의원을 겨냥해 “여러 계층의 미국인에게서 자유와 기회·존엄을 앗아가는 의제를 추구하면서 통합을 지지한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유세장에 모인 지지자들은 해리스 부통령이 발언할 때마다 뜨겁게 반응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밴스 의원을 겨냥한 발언에도 강하게 동조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행사는 민주당 대선 후보의 역할을 맡기 위한 오디션이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번 주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 등 경합주에서 유세 활동을 펼친 뒤 다음 주에는 매사추세츠에서의 모금 행사에도 참석해 바이든 대통령의 빈자리를 채울 계획이다.
해리스 부통령이 대안으로 급부상하자 공화당의 공격도 해리스로 집중되는 양상이다. 이를 두고 WP는 바이든 대통령이 다음 달 민주당 전당대회 전에 후보직을 사퇴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공화당이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짚었다.
실제 이날 미국 CBS 방송이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피격 사건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52%로 47%를 기록한 바이든 대통령을 5% 포인트 앞섰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가상 대결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51%, 해리스 부통령이 48%로 지지율 격차가 3%포인트로 좁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또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 지지자의 79%가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할 경우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전문가들 역시 해리스 부통령을 바이든을 대체할 가장 유력한 선택지로 보고 있다. 미국 호프스트라대학의 미국대통령직연구센터 미나 보스 소장은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 이미 검증을 받았다”며 바이든 선거캠프가 모금한 후원금을 그대로 넘겨줄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고 설명했다. 시간이 촉박한 점도 해리스 부통령을 강력한 후보로 꼽는 이유 중 하나다.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를 선언할 경우 대선 후보 선출을 관장하는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당 지도부와 협의를 통해 후임자를 지명하고 투표를 진행할 수 있다. DNC는 2주 가량 남은 8월 초까지 후보자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서던 캘리포니아대의 애넌버그 미디어센터 크리스티나 벨란토니 소장은 “해리스 부통령은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바이든의 유산을 이어갈 수 있는 명백한 선택지라는 주장을 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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