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전격적으로 재선 도전을 포기하면서 향후 민주당의 후보 선출 과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후보로 지명했지만 대의원들의 지지 확보 등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은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지지를 늦춘 상황이다.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 자리를 자동 승계할 경우 불리한 선거 판세를 뒤집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사설에서 민주당이 새 후보 선출을 위해 어떤 방식을 채택할지 확실하지 않지만, 해리스 부통령 외 다른 후보를 고려할 수 있는 '개방형 전당대회(오픈 컨벤션)'라는 강력한 방법이 있다고 제언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민주당의 새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데에는 두 가지 길이 있다고 소개했다. 예정대로 화상 투표를 통해 조기에 확정하는 방안과 1968년 이후로 한 번도 열리지 않았던 '오픈 컨벤션'을 통해 후보를 결정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전당대회로 대선 후보를 뽑을 경우 1차 투표에서 대의원 투표의 과반을 얻는 후보가 나온다면 선출 과정이 종료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2차 투표가 이어진다. 2차 투표에서부터는 민주당 전국위원회 멤버나 상·하원 의원, 주지사, 전직 정·부통령 등 당 수뇌부 등 700명이 넘는 '슈퍼 대의원'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잠재적 후보군이 대거 참여하면서 민주당 전통 지지층의 결집이 강화되고 선거 홍보 효과도 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에 해리스 부통령을 추대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면 전당대회 이전에 후보 선출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촉박한 시간 탓에 경선을 치르기는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까지 적용된 오하이오주 주법에는 오하이오주에서 8월 7일까지 대선 후보 등록을 마쳐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최근 오하이오주 주의원들이 9월 1일로 등록 일정을 조정했으나 민주당은 논란의 소지를 피하기 위해 8월 7일을 데드라인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 제이미 해리슨 민주당 전국위 의장은 성명을 통해 “24일 후보 선출 절차 등을 논의해 조만간 공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당대회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경선을 치르더라도 해리스 부통령을 상대로 승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후원금 확보도 관건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캠프가 보유한 후원금을 그대로 승계하는 데 법적인 문제가 없다. 반면 제3의 인물이 후보로 나설 경우 후원자들의 동의 문제로 후원금을 정치활동위원회로 전환하거나 후원자에게 환불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바이든 캠프 선거자금위원회의 캐롤 해밀턴 위원은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은 해리스를 중심으로 뭉칠 것”이라며 “바이든을 지지했던 모든 사람들이 해리스를 지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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