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기반의 사이버 보안업체인 위즈(Wiz)가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제안한 32조 원의 인수 제의를 거절하고, 기업공개(IPO)를 통해 직접 자금을 조달하기로 했다.
22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위즈와 알파벳이 진행해온 230억 달러(약 31조 8757억 원) 규모의 인수 협상이 최근 결렬됐다. 위즈의 최고경영자(CEO) 앗사프 라파포트는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제안은 기쁘게 생각하지만 위즈를 만들어가는 우리의 길을 계속 가기로 선택했다”며 당초 계획대로 IPO를 목표하고 있다는 뜻을 시사했다.
이스라엘의 사이버 정보부대 엘리트 출신들이 2020년 설립한 위즈는 클라우드에 저장된 대규모 데이터에서 보안 위험을 찾아내 제거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회사 기업가치는 올해 120억 달러(약 16조 6000억원) 규모로 평가 받았고, 최근 알파벳이 230억 달러에 인수를 추진하는 등 몸값이 상승세를 탔다. 인수 협상이 완료됐다면 알파벳의 역대 최대 규모의 거래로 기록될 전망이었지만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위즈가 수 년안에 IPO를 진행할 것이라고 봤다. 라파포트 CEO는 IPO에 앞서 구독사업에서 예상되는 연간 반복수입(ARR)으로 10억 달러(약 1조 3859억 원)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재확인했다. 현재 위즈의 ARR은 목표치의 절반인 5억 달러 수준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협상 결렬의 배경에 해당 거래가 미 규제당국을 통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는 점도 짚었다. 미 규제당국은 최근 수년간 빅테크 거래에 대해 점점 더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또 알파벳은 온라인 검색에서 지배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불법 수단을 쓴 혐의와 디지털 광고 수단 관련한 불공정 관행 등의 문제고 미 법무부와 소송 중이다.
WSJ는 다만 이번 건과 같은 거액의 매각 협상은 예측이 어렵다면서, 양측이 다시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가능성도 여전히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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