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학교폭력(학폭)으로 힘들다고 답한 비율이 60%를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폭 피해자 10명 중 4명은 자살·자해 충동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폭력 예방 전문기관 푸른나무재단은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전국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전체 학생의 3.5%가 학교폭력 피해를 봤다고 응답했다. 초등학교가 4.9%로 가장 높았고 중등 1.7%, 고등 1.2%였다.
피해 학생을 대상으로 학교폭력으로 인한 고통 정도를 질문한 결과 64.1%가 "고통스러웠다"고 응답해 2017년 같은 문항 조사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학폭 피해로 인한 자살·자해 충동 경험률은 2021년 26.8%, 2022년 38.8%, 2023년 39.9%로 꾸준히 증가했다.
피해 학생 보호자의 40.6%는 "가해 학생 측으로부터 쌍방 신고를 당했다"고 답했다.
피해 학생의 과반수(52.2%)는 "학교폭력 피해가 잘 해결되지 않았다"고 응답해 그 비율이 전년(34.5%)의 1.5배 수준으로 늘었다.
재단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SNS상 사이버폭력에 대한 플랫폼 기업의 책임을 촉구했다.
박길성 푸른나무재단 이사장은 "학교폭력의 98%가 사이버폭력과 연동된 것으로 조사됐고, 플랫폼 기업의 미온적 태도로 인해 사이버 폭력이 교묘한 방식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플랫폼 기업들이 사회적 비판을 적극 수용하고 책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단은 플랫폼 기업이 유해 콘텐츠를 기술적으로 차단할 수 있도록 투자를 강화하고, 유해 콘텐츠 감시 활동을 강화하는 동시에 민관 협동 핫라인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재단의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 21일부터 올해 1월 19일까지 전국 초·중·고교생 8590명, 올해 5월 22일부터 6월 28일까지 보호자(학부모) 388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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