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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센트럴파크' 부럽지 않다…대한민국 ‘푸른 놀이터’ 4차선 도로의 대혁명[전남톡톡]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남긴 위대한 유산

오천그린광장·그린아일랜드 시민의 거실로

아이들은 물놀이 어른들은 락페스티벌 '북적'

창의적…리더·행정·시민이 만들어 낸 합작품

무려 1000만 여명이 다녀간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단순 성공에서 벗어나 순천시민들에게 오천그린광장과 그린아일랜드 위대한 유산을 남겼다. 사진 제공=순천




무려 1000만 명에 육박한 관람객이 다녀간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성공 비결에는 오천그린광장과 그린아일랜드가 있다. 순천시는 박람회 준비 당시, 행사에만 반짝 사용되고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시설·조형물 등에 투자하는 예산을 최소화했다. 박람회 이후를 상상하며 도시 전체를 맑고 밝은 녹색도시로 변화시키는 전략을 택했다.

그 결과 자동차가 달리던 4차선 도로는 아이들이 맘껏 뛰어노는 푸른 놀이터가 됐고, 재해 시에만 드물게 활용되던 저류지 공간은 시민 모두를 위한 열린 광장이 됐다. 순천만국정원박람회는 끝났지만 그 유산이 고스란히 남아 ‘시민의 거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워터아일랜드가 아이부터 어른까지 가족단위로 성황를 이루고 있다. 사진 제공=순천시


◇단 돈 ‘0원’으로 즐기는 여름휴가

오천그린광장과 그린아일랜드에는 아이부터 어른까지 ‘0원’으로 여름휴 즐길 수 있는 끝내주는 여름휴가가 준비돼 있다. 지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기간 중 처음으로 선보인 ‘오천 워터아일랜드’는 재정비를 거쳐 더욱 풍성하게 돌아왔다. 이용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그늘막을 확충하고, 유아용 에어돔과 물대포도 구비했다. 더욱 안전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연령별로 수심이 다른 풀장도 설치했다. 선착순으로 이용권을 배부하는 워터 아일랜드는 개장 첫 주말부터 도심 속 여름휴가를 즐기려는 가족들로 성황을 이루며 호평을 얻고 있다.

오는 8월 9일에는 무더운 열대야도 날려버릴 신나는 ‘가든락 페스티벌’이 준비돼 있다. 출연진은 원로가수 ‘최백호’부터 ‘데이브레이크’, 복면가왕 9연승을 자랑하는 보컬 윤민이 소속된 밴드 ‘터치드’까지 전세대를 겨냥한 라인업으로 구성했다. 순천시는 당일 광장을 찾는 모든 시민과 관람객에게 고품격 문화 공연을 선사할 예정이다.

오천그린광장 분수. 사진 제공=순천시


◇시민이 주도하는 품격 높은 광장문화

오천그린광장이 새로운 ‘야외 응원의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순천시는 오늘 28일 오천그린광장에서 순천시청 소속 양궁 국가대표 남수현 선수가 출전하는 양궁 여자 단체전에 맞춰 야외 응원 행사를 개최한다. 경기 전에는 한여름밤의 음악회도 준비되어 있다. 전 세계인이 대한민국 양궁을 주목하고 있는 만큼 시민들의 응원과 관심도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또 대한민국 네 가구 중 한 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울 만큼 높아진 수요에 맞춰, 오천그린광장과 그린아일랜드는 반려동물 출입이 가능한 ‘펫 프렌들리 존’으로 운영되고 있다. 순천시는 올해 반려동물 친화 관광도시로 지정된 데 이어 오천그린광장 일원에서 강아지와 함께하는 ‘댕댕 나이트 런’을 개최하면서 반려친화 여행을 찾는 전국 관광객들의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또한 시민들은 해질녘부터 가족 단위로 피크닉을 즐기거나, 2.6㎞ 길이의 마사토길에서 맨발 걷기를 하는 등 각자만의 방식으로 광장에서 휴식을 즐기고 있다. 물 위 곳곳에 수려하고 풍성하게 피어난 연꽃도 여름부터 가을까지 광장을 찾는 시민들에게 아름다운 볼거리 줄 예정이다.

오천그린광장에서 피크닉을 즐기는 관광객들. 사진 제공=순천시


◇세계적인 랜드마크로 우뚝

그린아일랜드는 저류지 옆 4차선 도로의 아스팔트를 걷어내지 않고 잔디를 심어 단절됐던 저류지와 동천·국가정원을 하나로 연결했다. 자동차보다 사람과 환경을 먼저 생각한 혁신적인 공간으로 거듭났다. 또 동천을 따라 사계절 잔디를 심고, 다채로운 화훼 연출과 1㎞에 달하는 맨발걷기 길도 조성했다. 순천시는 지난 2022년 7월 그린아일랜드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지난해 3월 순천만정원박람회 개막 전까지 6차례에 걸쳐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를 통해 강변도로를 이용하던 주민들의 이해와 협조를 이끌어냈다.

아스팔트를 그대로 두고 그 위에 잔디를 심어 비용을 절감한 공무원의 아이디어, 열악한 식생환경에도 잔디를 활착시킨 전문가, 불편을 감수한 시민의 협조가 하나 돼 만들어낸 공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오천그린광장과 그린아일랜드는 1만여 명이 거주하는 오천지구와 인접해 있어 접근성도 뛰어나다. 순천만~국가정원~도심을 연결해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을 도심까지 확장시킨 핵심공간이 된 것이다.

오천그린광장과 그린아일랜드는 창의적인 공간활용으로 도시의 녹지축을 확대하고, 미래도시가 추구해야 할 맑고 밝은 녹색도시의 표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2024년 제16회 대한민국 국토대전에서 국토교통부 장관상을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공간을 빼곡하게 채우기보다 비워둔 것은 탁 트인 공간에서 순천시민들 스스로 품격 높은 광장 문화를 채워나갔으면 하는 바람이었다”며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부족하지 않은 공간을 가졌다는 자부심과 긍지로, 순천을 넘어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공간이 되도록 순천시민들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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