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간 전면전 위기가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했다. 지난주 중국의 수요 감소와 가자 휴전 협정에 대한 희망으로 국제유가가 하락했지만 중동 내 불안이 커지면서 원유 공급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28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어린이 등 12명이 몰살된 이 공격에 대해 이례적으로 무관하다고 부인했지만 이스라엘은 조사 결과 헤즈볼라의 공격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즉각적으로 보복을 단행했다. 이날 이스라엘 안보 내각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정부에 로켓 공격에 대한 대응 방식과 시기를 결정하도록 승인해 보복 수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폭격하는 방안을 포함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국제사회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양측 간 교전이 전면전으로 비화하고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에 투자자들이 움직이며 국제유가도 꿈틀댔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0.52% 오른 배럴당 77.56달러, 브렌트유는 0.61% 상승한 배럴당 80.77달러를 기록했다.
중동의 긴장 고조에 대한 우려로 신규 매수세가 유입됐지만 중국 수요 약화에 대한 우려가 여전해 상승 폭은 제한됐다는 분석이다. 지난주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은 6월 원유 수입 규모가 지난해 동기 대비 10.7% 감소했다고 밝혔다. 정제유 수입 규모는 같은 기간 32% 급감했다. 2분기 중국의 경제성장이 둔화된 가운데 국내 수요도 부진한 탓이다.
이 밖에 미국을 비롯한 비(非)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들의 산유량이 증가해 최소 몇 달간 공급과잉일 것이라는 전망도 유가 상승세를 억누르는 요인이다. 미국 경제가 2분기에 예상을 크게 웃도는 2.8%의 성장률을 기록했음에도 유가를 올리기에는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분석가 티나 텐은 “유가의 향방을 알기 위해 원유 투자자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결정과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를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