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의 자리에 오르는 것은 뼈를 깎는 노력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은 그보다 몇 배의 노력이 들어가야 한다. 한국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그랬다. 엄청난 훈련량을 통해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며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정상에 오른 대표팀은 2021년 도쿄 대회에서는 ‘왕관’의 무게를 견디고 올림픽 2연패(2016년 대회는 종목 로테이션으로 미개최)를 일궈냈다.
세계 펜싱계에 신선한 충격을 준 선수들은 ‘어펜져스’라는 명예로운 별명을 얻었다. ‘맏형’ 김정환(41)을 필두로 구본길(35·국민체육진흥공단), 김준호(30), 오상욱(28·대전시청)의 어펜져스는 수많은 난관을 뚫어내며 한국 펜싱 사상 최초로 한 종목에서 두 대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대표팀은 큰 변화를 맞았다. 어펜져스의 중심이던 김정환과 김준호가 은퇴로 빠지고 박상원(24·대전광역시청), 도경동(25·국군체육부대)이 합류하면서 ‘뉴 어펜져스’를 꾸렸다. 베테랑이 빠지고 신예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면서 일각에서는 올림픽 3연패에 대한 의구심이 고개를 들었다. 실제로 크고 작은 국제 대회에서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개인전을 통해 우려를 한 방에 불식시켰다. ‘에이스’ 오상욱이 남자 사브르 첫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을 수확했고 박상원은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받던 세계 랭킹 6위 콜린 히스콕(미국)을 생애 첫 올림픽에서 15대10으로 제압하며 실력을 입증했다.
대표팀은 31일 오후 8시 30분(한국 시각) 캐나다와 8강전을 시작으로 3연패를 향한 여정에 돌입한다. 결승은 8월 1일 오전 3시 30분이다. 대표팀이 3연패에 성공하면 오상욱은 한국 펜싱 사상 최초의 2관왕 역사를 쓴다. 또한 네 번째 올림픽에 출전한 구본길은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에서 금메달이라는 최고의 선물을 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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