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안북도와 자강도 등에서 발생한 수해의 책임을 물어 우리의 경찰청장에 해당하는 사회안전상과 도당위원회 책임비서를 교체했다.
조선중앙통신은 31일 김 위원장이 지난 29~30일 홍수와 폭우로 침수된 평안북도 신의주시에서 진행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22차 정치국 비상확대회의에서 이 같이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회의는 ‘움직이는 집무실’로 불리는 김 위원장 전용열차에서 열렸다.
사회안정상은 리태섭에서 방두섭 당 군정지도부 제1부부장으로 교체됐다. 평안북도당 책임비서에 리히용 전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을 임명했고 자강도당 책임비서 강봉훈을 경질한 뒤 그 자리에 기존 평안북도당 책임비서였던 박성철을 이동시켰다.
김 위원장은 회의 첫날 “용납할 수 없는 인명피해까지 발생시킨 대상들에 대해서는 엄격히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고, 바로 다음 날 인사가 이뤄졌다. 김 위원장은 국가단위 비상재해 위기대응 체계가 있지만 초기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위험을 키웠다는 점, 부실한 재해방지사업으로 과거 문제가 없던 지역에서도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을 열거하며 질책했다.
회의에서는 시급한 피해복구를 위해 평안북도와 자강도에 각각 '피해복구 사령부'를 조직해 국가 역량을 총집중한다는 내용의 결정서가 채택됐다.
통신은 압록강 하류에 있는 평안북도 신의주시와 의주군에서는 폭우로 4100여세대 등을 비롯해 공공건물과 시설물, 도로, 철길이 침수됐다고 전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구명보트를 타고 신의주 침수 피해 현장을 살펴보는 사진을 여러 장 발행했다. 보트에는 김덕훈 내각 총리, 조용원 당 조직비서, 현송월 당 부부장이 동승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8일에도 압록강이 범람한 신의주시와 의주군을 돌아봤다는 점으로 볼 때 신의주에 최소 사흘간 머문 것으로 추정된다.
양무진 북한대학교 교수는 "제재, 코로나, 홍수 등 3중고의 아픈 경험을 갖고 있는 김 위원장으로서는 재해로 인해 체재 내부 압력이 고조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치국 회의를 신속히 개최해 내부 불만을 조기 차단하려 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또 "신속한 인사 조치로 다른 지역 재해 관리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도 보냈다"고 풀이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