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떠도는 허위 정보가 극우 폭력 사태를 부추겼다면서 SNS 플랫폼을 운영하는 대기업에도 책임이 있다고 경고했다.
스타머 총리는 1일(현지 시간) 극우 폭력 사태 관련 기자회견을 열어 대형 소셜미디어 기업을 향해 “폭력 소요가 분명히 온라인에서 부추겨졌다”며 “이 또한 범죄이고 이는 당신들의 사업장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법은 모든 곳에서 준수돼야 한다”면서 “온라인으로 선동하는 것은 범죄이며 이는 표현의 자유 문제가 아니다.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우리가 모두 즐기는 기회를 주지만 거기에는 책임도 뒤따른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9일 리버풀 인근 사우스포트의 어린이 댄스 교실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해 어린이 3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이후 SNS에서는 용의자로 체포된 17세 남성이 무슬림 망명 신청자라는 근거 없는 소문이 확산됐다. 로이터통신의 분석에 따르면 피의자가 망명 신청자라거나 이주민이라는 허위 주장은 X(옛 트위터)와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SNS 플랫폼에서 최소 1570만 회에 걸쳐 조회됐다. 경찰이 직접 사실무근이라고 밝혔지만 30일 사우스포트의 모스크(이슬람 사원) 앞에서 폭력 시위가 벌어져 경찰관 50여 명이 다쳤다. 31일에는 시위대가 런던에서 윈스턴 처칠 전 총리의 동상을 향해 조명탄을 던지기도 했다.
스타머 총리는 이번 사태가 ‘극우적 혐오’로부터 동력을 얻은 조직적이고 고의적인 행위라면서 “앞으로 며칠, 몇 주에 걸쳐 가장 강경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법원은 이날 이번 사건 피의자의 이름인 액설 루다쿠바나를 공개하는 것을 허용했다. 온라인에서 피의자의 이름이라며 떠돈 아랍식 이름 ‘알리 알샤카티’는 경찰이 앞서 말한 대로 허위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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