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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틀콕 여제 '잇츠 쇼타임'[올림픽]

◆안세영, 3일 야마구치와 8강전

세계 6위 日 강자와 4강행 다툼

최근 5경기 4승 1패…승리 자신

결승은 2위 천위페이와 붙을 듯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에 도전하는 안세영이 지난달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파리=성형주 기자




안세영(22·삼성생명)은 올해 3월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셔틀콕과 에펠탑을 섞은 모양의 금빛 트로피를 받았다. 프랑스 오픈 여자 단식이었다. 결승에서 야마구치 아카네(27·일본)를 2대1로 꺾는 부상 복귀전 우승으로 파리 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배드민턴 여자 단식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은 바로 그때 그 경기장에서 올림픽 우승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강자들과 만남이 기다리는 8강부터가 ‘진짜’ 도전. 3일 오후 5시 30분(한국 시각) 치를 2024 파리 올림픽 8강의 상대는 바로 세계 6위의 야마구치다. 역대 전적 10승 13패로 안세영이 열세인 난적이다.

야마구치도 안세영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 파리에 입성하며 “안세영과 맞붙을 가능성이 큰 8강이 메달 획득을 가를 가장 중요한 경기”라면서 “나는 안세영이 현재 세계에서 가장 강한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예선에서 몸 풀듯 2전 전승으로 16강에 오른 안세영은 1번 시드 자격으로 부전승을 거둬 8강에 직행했다. 경기 소요 시간은 1차전 35분, 2차전 30분이었다. 야마구치는 2일 수파니다 카테통(태국)과의 16강에서 2대0의 손쉬운 승리로 예상대로 안세영의 4강 다툼 파트너가 됐다.



안세영은 역대 전적에서만 열세일 뿐 최근 다섯 번의 맞대결에서 4승 1패일 만큼 야마구치에게 자신감이 있다. 다만 올해 승부는 1승 1패다. 프랑스 오픈에서 이기고 1주일 뒤 전영 오픈 4강에서는 1대2로 졌다.

둘 다 부상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안세영은 지난해 10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2관왕에 올랐으나 그때 다친 오른 무릎 때문에 고생했다. 힘줄이 끊어지는 큰 부상에 재활이 길었고 이 사이 나간 대회에서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할 때도 있었다. 그럼에도 국제 대회 10차례 우승 등으로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올해의 여자 선수상을 받았다. 다행히 파리에서는 건강한 모습이지만 만만찮은 상대에 체력 소모가 커지는 8강부터는 변수로 작용할지도 모를 일이다. 야마구치도 지난해 발 부상을 입은 뒤 예전 기량을 다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세계 1위 자리를 지난해 7월 안세영에게 내줬다.

결승 상대는 중국의 천위페이(2위)일 확률이 높다. 천위페이는 중국의 허빙자오(9위)와 4강 티켓을 다툰다. 세계 3위 타이쯔잉(대만)은 예선 탈락했다.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안세영은 19세로 배드민턴 종목 최연소였다. 천위페이에게 져 8강에서 탈락했지만 지금은 위상이 다르다. 올림픽 전초전이었던 6월 싱가포르 오픈과 인도네시아 오픈에서 우승·준우승을 하며 천위페이와 1승 1패씩 나눴다. 2주 연속 국제 대회 결승에 오른 것은 부상 복귀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미 세계 최강의 자리에 올라 파리에서 진정한 대관식을 앞둔 안세영은 “지면 끝이라는 생각이 강해 숨도 좀 막힌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런 부담을 긍정적인 자극으로 바꾸면 1996년 애틀랜타 대회 방수현 이후 28년간 잠들어 있는 한국 배드민턴 여자 단식 올림픽 금메달을 깨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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