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도의 안바울(30·남양주시청)이 혼성 단체전에서 한 체급 위 선수를 상대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대한민국 선수단에 귀중한 동메달을 선사했다. 남자 66㎏급에 출전해 16강전에서 절판패로 조기 탈락했던 안바울은 동메달 획득으로 그 아쉬움을 달랬다.
한국은 3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유도 혼성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독일을 4대3으로 꺾었다.
2020 도쿄 대회에서 처음 도입된 혼성 단체전은 남자 3명(73㎏급·90㎏급·90㎏ 이상급)과 여자 3명(57㎏급·70㎏급·70㎏ 이상급)이 참여하는 경기로써 4승에 선착하는 팀이 승리한다.
단체전 6개 체급 가운데 남자 73㎏급과 여자 70㎏급 출전 선수가 없는 한국은 '체급 공백'과 싸워야 했다.
남자 66㎏급 안바울(남양주시청)이 73㎏급에서, 여자 63㎏급 김지수(경북체육회)는 여자 70㎏급에서 투혼을 발휘했다.
남자 81㎏급 이준환(용인대)도 한주엽(하이원)을 대신해 90㎏급에서 싸웠다.
전날 남자 100㎏ 이상급 결승전에서 무릎 인대 부상을 당한 김민종(양평군청)도 출전해 대표팀에 힘을 보탰다.
첫 주자로 나선 이준환은 모로돌리기와 안오금띄기에 각각 절반을 내주고 한판패하며 대표팀은 불리하게 경기를 시작했다.
이후 여자, 남자 최중량급 간판 김하윤과 김민종이 차례로 나와 승리를 가져오며 흐름을 바꿨다.
네 번째 주자 허미미(경북체육회)는 원래 자신의 체급인 여자 57㎏급에서 위누르기로 수월하게 한판승했다.
그러나 체급 차이를 딛지 못한 안바울, 김지수가 연달아 패하며 스코어는 3대3이 됐고, 이후 골든스코어 경기로 이어졌다. 골든스코어 경기의 체급은 추첨 결과 남자 73㎏급으로 정해졌다.
상대는 불과 몇 분 전 자신보다 약 6㎏ 무거운 이고어 반트크와 9분 38초의 혈투를 벌인 끝에 패했지만 패기 있게 상대를 몰아붙였고 5분 25초 끝에 반칙승했다.
안바울은 "그 어느 때보다 개인전 준비를 잘해서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았다. 근데 조금이라도 아쉬움을 달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안바울 덕분에 한국 유도 대표팀 전원 11명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60㎏급 개인전 탈락 후 현역 은퇴를 선언했던 선배 김원진은 후배 안바울 덕분에 앞선 두 번의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 못한 한을 풀었다.
안바울도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은메달, 2020 도쿄 대회 동메달에 이어 3개 대회 연속 메달리스트가 됐다. 한국 유도 선수로서 처음 세운 기록이다.
이에 대해 그는 "오랜 시간 한국 유도를 대표하는 자리에 있고 또 올림픽이라는 무대를 세 번이나 나와 다 메달을 따서 감사하다"고 했다.
안바울은 "여기 있는 선수들 말고도 함께 훈련한 모든 선수가 진짜 많이 생각났다. 그래서 더 힘을 내야 하고 무조건 이겨야겠다고만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 함께 동고동락하면서 보낸 힘든 시간이 보상받는 느낌이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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