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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버 참고 또 참은 윤이나 ‘빛나는 복귀 첫 우승’…아낌없이 물로 축하해준 동료들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최종

그린 경사를 파악하고 있는 윤이나. 사진 제공=KLPGA




드라이버를 잡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꾹 참았다. 드라이버만 잘 맞는다면 짧은 거리에서 웨지로 버디를 쉽게 노려볼 수도 있지만 오히려 위기가 찾아올 수도 있다는 걸 상반기 경기를 하면서 몸소 느꼈던 윤이나다. 과감할 때는 과감하게, 돌아가야 할 때는 참을 줄도 알아야 우승이 찾아온다는 걸 경험으로 잘 알고 있었다.

징계에서 돌아온 윤이나가 마침내 복귀 후 감격의 첫 우승을 차지했다.

4일 제주시 블랙스톤 제주 골프 앤 리조트(파72)에서 끝난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윤이나는 버디 3개, 보기 1개로 2언더파 70타를 기록해 합계 14언더파 274타로 우승했다. 6타를 줄이며 쫓아온 방신실을 비롯해 박혜준, 강채연을 2타 차로 따돌렸다. 이번 우승으로 상금 1억 8000만원을 받은 윤이나는 상금랭킹 2위(7억 3143만원)로 올라섰다. 1위는 9억 1860만원의 박현경이다.

그린을 읽고 있는 윤이나. 사진 제공=KLPGA


윤이나가 우승을 차지한 건 2022년 7월 17일 끝난 에버콜라겐 퀸즈크라운 이후 2년여만이다. 윤이나는 생애 첫 우승 후 1개 대회를 더 뛴 뒤 규칙 위반에 따른 출장 정지 징계로 1년 8개월 동안 대회 출전을 하지 못했다가 올해 4월에야 복귀할 수 있었다.

전반 3개의 버디를 잡고 후반에는 보기 1개를 범하고 버디를 더하지 못했지만 전반 9홀에서 워낙 타수를 벌린 덕에 큰 위기 없이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다.



티샷을 날리고 있는 방신실. 사진 제공=KLPGA


이번 대회에서 윤이나의 코스 매니지먼트가 무엇보다 돋보였다. 드라이브 거리 3위에 올라 있는 장타력을 자제하고 홀에 따른 적절한 클럽으로 티샷을 하고 절제된 플레이로 그린을 노리면서 위험한 상황을 현명하게 피해갔다. 이번 대회에서 윤이나는 버디가 필요할 때 흐름을 끊기지 않는 클러치 퍼팅 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2라운드 후 자신의 최고 장점이라고 소개한 인내심은 폭염 속에서도 버디 행진을 이을 수 있는 무기가 됐다. 이런 전략적인 공략을 통해 윤이나는 나흘동안 버디 19개를 잡고 보기를 범한 홀은 5개가 전부였다.

이번 대회에는 최근 3연속 톱5 행진을 벌이고 있던 상승세의 유해란을 비롯해 최혜진, 임진희, 박성현 등 LPGA 멤머들이 출전한 대회여서 윤이나의 우승이 더욱 빛이 났다.

홀 공략을 고심하는 윤이나. 사진 제공=KLPGA


하반기 첫 대회 우승이라는 점도 윤이나의 이번 시즌을 더욱 기대하게 한다. 또 복귀전을 치렀던 제주에서 복귀 후 첫 우승을 차지했다는 점에서도 남다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우승 후 윤이나는 “첫 우승 때 우승하는 지 모르고 우승했다면 이번 우승은 여러 감정이 드는 우승”이라고 했다.

우승의 순간 많은 선수들이 물을 뿌리며 윤이나의 우승을 축하해줬다. 누군가 동료들이 그의 잘못을 용서하는 의미의 물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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