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직전 국방장관인 세르게이 쇼이구 안보서기가 5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을 급거 방문했다. 이란이 자국 영토 내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일인자를 암살한 이스라엘에 이르면 이날 강력한 보복을 예고한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확전 자제 메시지를 전달할지 관심이 모인다.
이날 이란 타스님뉴스에 따르면 쇼이구 서기가 이끄는 러시아 대표단이 이날 테헤란에 도착했으며 알리 아크바르 아마디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을 면담할 예정이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도 만난다고 보도했다.
타스 통신은 "안보, 무역, 경제 프로젝트 등 광범위한 양자 협력 현안과 세계와 중동 의제를 다룰 것"이라고 간단히 보도했다.
그러나 이란과 이스라엘이 전면전을 개시할 수도 있는 '일촉즉발'의 시기에 러시아 국방·안보 분야 고위 인사의 이란 방문은 의례적인 행보로 보기는 어렵다. 이날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주요 7개국(G7)에 이르면 24~48시간 내 이란이 이스라엘을 보복 공격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발언한 것을 보도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쇼이구 서기가 사실상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메시지를 이스라엘 수뇌부에 전달하기 위해 '특사' 자격으로 온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러시아와 이란은 군사·안보 분야에서 밀접한 관계지만 푸틴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친밀한 관계이기도 하다. 이스라엘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았다.
이런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감안하면 푸틴 대통령의 메시지는 확전을 자제하고 가자지구 전쟁을 최우선으로 해결하자는 제안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를 통해 러시아는 이란과 이스라엘 모두와 소통할 수 있는 점을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러시아는 지난달 31일 하마스 1인자인 이스마일 하니예의 암살 사건에 대해 "중동에 평화를 가져오려는 시도에 반하고 긴장을 고조하는 이번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면서도 이스라엘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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