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 노디스크, 일라이 릴리 등 비만 치료제 개발사들이 기록적인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양사는 상반기에만 20조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노보 노디스크의 오젬픽·위고비, 릴리의 마운자로·젭바운드 등이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각축전을 벌이는 가운데 하반기에는 공급 부족이 해소되면서 판매량은 보다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증가한 1334억 덴마크크로네(약 26조 9300억 원), 영업이익은 18% 증가한 578억 덴마크크로네(11조 6700억 원)를 기록했다.
특히 당뇨병 및 비만 관리 부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증가해 1250억 덴마크크로네(25조 2300억 원)에 달했다. 최대 매출 품목인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의 상반기 매출은 566억 8500만 덴마크크로네(11조 44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급증했다. 같은 성분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 매출은 210억 3600만 덴마크크로네(4조 2400억 원)로 작년보다 74% 급증했다. 다만 이 같은 성적은 시장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해 뉴욕 증시에서 장중 주가가 8.37% 하락했다.
8일(현지시간) 실적 발표가 예정된 릴리도 호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포브스 등 외신에 따르면 릴리의 2분기 매출은 100억 달러(13조 7600만 원)으로 추정된다. 1분기 매출이 88억 달러(12조 1100억 원)인 것을 감안하면 상반기 매출은 20조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주요 품목인 당뇨·비만 치료제 마운자로는 2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 급증한 18억 달러(2조 48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비만 치료제 젭 바운드는 공급 부족으로 매출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외신들은 내다봤다.
양사는 하반기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면서 실적이 더욱 가파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비만 치료제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미국과 영국, 독일 등 유럽지역에서 제한적으로 판매돼왔다. 외신에 따르면 릴리는 비만 치료제 공급난 해소를 위해 180억 달러(약 24조 790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하기로 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인디애나주·위스콘신주, 독일 등 7곳에 공장을 증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보 노디스크 역시 오젬픽과 위고비 생산량 확대를 위해 41억 달러(5조 6500억 원)을 투자키로 하는 등 시설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전 세계적인 비만 치료제 열풍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양사의 공장 증설을 통해 국내에서 위고비와 마운자로의 공급이 이뤄질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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