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중국산 전기차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유럽연합(EU)의 결정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중국 상무부는 성명을 내고 “전기차 산업의 개발 권리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해당 사건을 WTO 분쟁 해결 메커니즘에 제소했다. 상무부 대변인은 “EU의 잠정 결론은 사실적·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우리는 EU가 즉시 잘못을 시정하고 중국과 EU의 경제 및 무역 협력과 전기차 공급망의 안전성을 함께 보호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EU의 대중국 정책이 미국과 가까워지면서 최근 몇 개월 간 중국과 EU의 관계가 악화했다고 짚었다. 특히 EU가 몇 달에 걸쳐 중국 전기차 제조사에 대한 보조금 조사를 실시해 중국 정부가 자국 제조사에 부당한 보조금 등을 지급해 시장 질서를 해치고 있다며 최대 37.6%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잠정 결정하면서 서로의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모든 수입차에 일률적으로 부과되는 10% 관세를 합치면 최대 47.6%의 고율 관세가 되는 셈이다. 최소 넉 달 간 잠정 부과되는 관세는 10월 EU 회원국의 정식 투표를 거쳐 15개국 이상의 찬성을 얻을 경우 11월부터 5년 간 확정 부과·징수된다.
중국은 EU의 조치에 거세게 반발하며 즉각 보복 조치에 나선 상황이다. 와인·코냑 등 유럽 주류에 대한 관세 부과 검토에 돌입했고 6월에는 유럽산 돼지고기에도 표적 반덤핑 조사를 실시했다. 독일이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고배기량 자동차와 스웨덴·덴마크 등의 수출 비중이 높은 유제품 등 농산물에 대해서도 차례로 추가 관세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중이다.
중국은 앞서 미국에 대해서도 WTO에 제소를 제기한 상태다. 미국의 자체 전기차 보조금이 차별적이라는 이유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우려되는 외국 기관’에서 공급되는 배터리 부품 또는 원자재가 포함된 차량은 최대 7500달러의 구매 세액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제한을 부과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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