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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성공, 매주 7개 제작사 머리 맞댄 결과"

D23서 주요 스튜디오 수장 간담

디즈니·마블·픽사·루카스 한자리에

디즈니, 폭스도 인수 마블과 시너지

'데드풀과 울버린'이 대표적 성과

버그먼 공동회장 "7곳 확보는 행운

제작사 리더들 함께 토론 영감 얻어"

픽사 CCO "위험감수 도전정신 중요"

앨런 버그먼(왼쪽부터) 디즈니엔터테인먼트 공동회장, 피트 닥터 픽사 최고창작책임자(CCO), 제니퍼 리 월트디즈니애니메이션스튜디오 CCO, 케빈 파이기 마블스튜디오 사장, 캐슬린 케네디 루카스필름 사장이 11일(현지 시간) 미국 애너하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D23 스튜디오 패널 간담회에서 대담을 나누고 있다. 윤민혁 기자




“매주 월요일 아침 디즈니 산하 7개 스튜디오 리더들이 한데 모여 박스오피스 성적부터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여러 현안을 놓고 토론하며 영감을 얻습니다. 어떤 작품은 곧바로 ‘됐다!’는 느낌이 오지만 최선을 다해도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요. 그럼에도 이 팀이 얼마나 많은 ‘홈런’을 쳤는지 보십시오. 이렇게 강력한 팀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앨런 버그먼 디즈니엔터테인먼트 공동회장은 11일(현지 시간) 미국 애너하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D23’ 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7개 스튜디오를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엄청난 행운”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피트 닥터 픽사 최고창작책임자(CCO), 제니퍼 리 월트디즈니애니메이션스튜디오 CCO, 케빈 파이기 마블스튜디오 사장, 캐슬린 케네디 루카스필름 사장 등 주요 스튜디오 수장들이 함께했다.

밥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전략으로 루카스필름(스타워즈)·픽사·마블·폭스 등 7개 스튜디오를 확보했다. 가장 최근 이뤄진 폭스 인수를 통해서는 그동안 쪼개져 있던 판권을 한데 모아 완성된 마블 프랜차이즈를 만들 수 있게 됐다. 마블과 21세기폭스가 각각 갖고 있던 지식재산권(IP)을 결합해 대성공을 거둔 ‘데드풀과 울버린’이 대표적이다. 버그먼 공동회장은 “최근 글로벌 흥행 성적 10억 달러를 돌파한 ‘데드풀과 울버린’은 마블과 21세기폭스 인수의 대표적인 성과”라고 강조했다. 파이기 사장 또한 “폭스 인수로 수백 명의 마블 캐릭터를 되찾았고 제작 중인 판타스틱4는 물론 마블영화세계관(MCU) 엑스맨 시리즈에 큰 기대를 갖고 있다”며 “첫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인 데드풀 신작의 성공으로 미취학 아동부터 성인까지 전 연령층에 소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디즈니의 M&A는 단순한 IP ‘외형 확장’을 넘어 스튜디오 간 시너지 효과로 이어진다. 파이기 사장은 “전에는 픽사가 너무 쉽게 완벽한 작품을 만들고 마블은 허우적대며 간신히 완성한다고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매주 만나 얘기를 나누면서 픽사 역시 허우적대는 과정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좌절감 역시 창작 과정의 일부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닥터 CCO는 “위험을 감수하는 도전일수록 각본을 다시 쓰는 반복 작업이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며 “가능한 최고의 작품을 만들려고 노력하지만 실패할 수도 있고,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다른 제작자들과 아이디어를 나누며 다시 도전하는 정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디즈니의 폭스 인수로 캐릭터 판권이 한 데 모이며 마블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데드풀과 울버린. 사진 제공=디즈니


각각 세계 최고 수준인 스튜디오들이 서로 교류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뿐 아니라 실패를 딛고 도전할 동력을 얻고 있다는 의미다. 리 CCO는 “모아나나 주토피아처럼 완전히 다른 오리지널 작품이 없다면 발전할 수 없다”며 “두렵고 실패할 수도 있지만 안주하지 않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케네디 사장은 “성공은 예상대로 오지 않는다”며 “편안한 영역 밖으로 나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했다. 파이기 사장 또한 “영화의 규모 확대에 집중한 마블 작품은 거의 성공하지 못했다”며 “성공을 당연히 여기지 않고 현재 위치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디즈니는 101년 전 설립된 ‘노장’이지만 루카스필름·픽사·마블은 특수효과(FX) 등 신기술을 선도하는 스튜디오다. 덕분에 디즈니는 기술과 콘텐츠 융합에 있어 가장 앞선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우뚝 섰다. 하지만 이들은 스토리가 기술보다 우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버그먼 공동회장은 “아바타의 영상미는 정말 놀랍지만 더 중요한 건 가족에 대한 이야기”라며 “스토리에 전례 없는 비주얼이 결합될 때 세계를 움직이는 ‘현상’이 된다”고 말했다. 케네디 사장도 “기술은 다음 단계로 발전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가 있을 때 가장 효과적”이라며 “궁극적으로 가장 성공적인 작품은 단순함으로 당신의 마음을 움직이는 영화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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