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이후 늘어난 페미니즘, 소수자 문화에 대한 관심과 가족 관계, 역사 등 전통적인 것의 충돌이 최근 전 세계 작가들에게 관측되고 있습니다.” (오형엽 고려대 국문과 교수 겸 서울국제작가축제 위원장)
아르헨티나의 후퇴하는 여성 정책을 날카로운 문제의식으로 지적한 클라우디아 피녜이로를 비롯해 가족과 관계에 대한 휴머니즘을 다뤄 전 세계 40개국에서 200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한 ‘오베라는 남자’의 스웨덴 소설가 프레드릭 배크만 등 해외 작가 14명이 서울을 찾는다.
12일 서울 광화문에서 진행된 ‘2024 서울국제작가축제’ 기자간담회에서 오형엽 서울국제작가축제 위원장은 “빛을 두고 ‘입자설’과 ‘파동설’이라는 한 때 서로 충돌했던 이론은 물리학의 공존 법칙이 됐다”며 “문학 역시 다양한 모순적인 특성을 갖춘 만큼 ‘입자와 파동’이라는 주제로 문학의 다양성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고자 한다”고 올해의 기획 취지를 전했다.
지난 해에도 8000여명의 참가자들을 동원한 서울국제작가축제는 국내외의 작가들이 함께 호흡하며 독자들과 만날 수 있는 드문 기회로 꼽힌다. 올해에는 서울 종로구 혜화동의 JCC 아트센터에서 진행하는 동시에 온라인으로도 실시간 생중계를 통해 국내외 독자들의 참여도를 넓힐 방침이다.
내달 6일부터 진행되는 축제의 첫날은 ‘저주토끼’의 정보라 작가가 클라우디아 피녜이로 소설가와의 대담으로 시작된다. 두 작가는 빛은 입자이자 파동이라는 두 가지 서로 다른 성질처럼 각기 다른 방식으로 공존하는 인간에 대한 모순과 진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작가들의 수다 시간도 예정돼 있다. 둘째 날인 7일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의 김기태 작가와 ‘2024 현대문학상’ 수상자인 정영수 작가가 스웨덴 출신의 프레드릭 배크만 소설가와 농담을 주제로 이야기 나눈다. 문학 안에서 농담이 갖는 위력과 역할에 대해 심도 깊은 대화를 펼칠 예정이다. 이어 ‘최애, 타오르다’로 일본 내에서 젊은 세대 사이에 강력한 입지를 자랑하는 우사미 린 작가, 튀르키예 출신의 쥴피 리바넬리 작가를 만날 수 있다. 10일에는 ‘보이지 않는 끈’을 주제로 백수린 작가와 대담을 나누는 ‘H마트에서 울다’의 미셸 자우너 작가를 만날 수 있다. 이어 콜롬비아 출신의 필라르 칸타나 작가가 이미상, 김이설 작가와 ‘사랑의 다른 얼굴’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자우너 작가 외에는 모두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작가들로 꼽힌다.
한국문학번역원 측은 “해외 작가와 국내 작가가 서울을 무대로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축제라는 게 서울국제작가축제만의 다른 점”이라며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돼 올해는 더욱 많은 독자들에게 다가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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