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청라의료복합타운 건립의 핵심인 종합병원 착공이 해를 넘길 전망이다. 고금리 기조에 원자재값과 인건비등 건설 원가까지 올라 자금조달이 쉽지 않은 데다 인허가 등 행정절차도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13일 인천경제청과 지역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청라의료복합타운은 서구 청라국제도시 28만336㎡ 면적 부지에 조성된다. 800병 상의 서울아산병원의 종합병원, 한국과학기술원(KAIST)연구소, 하버드의대(MGH)연구소 등이 건립될 예정이다. 총사업비는 2조4040억 원 규모다.
인천경제청은 지난해 12월 개발 사업 주체인 청라메디폴리스피에프브이 등과 2600억 원의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청라메디폴리스피에프브이에는 케이티앤지(KT&G)가 56.74%로 가장 많은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개발업체는 올 연말 종합병원을 착공해 2029년 개원을 목표로 한다. 최근 경관심의를 완료하고 건축심의를 신청한 상태다.
하지만 연내 착공은 어려울 전망이다. 구조안전진단 등 건축심의가 까다로워지면서 인허가 지연이 예상된다. 실제 인천 서구 검단의 AA32블록 공동주택개발사업이 구조안전진단에서 반려돼 행정절차를 다시 추진하고 있다. 이에 개발업체는 병원 착공은 빨라야 내년 초에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더 큰 문제는 지역 건축업계의 불황이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원자재값과 인건비와 같은 건설 원가 상승으로 자금 조달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사업 참여 의사를 보이는 지역 건설사들은 속도조절을 요구하고 있다. 무리하게 사업을 시작할 경우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실제 지역 건축 취소 사업이 늘어나면서 분양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인천 영종하늘도시 알짜배기 땅인 RC3 블록의 사업계획이 취소됐다. 이곳은 지역에서 희소성으로 주목받던 부지지만 사업자가 포기를 선택했다. 서구 검단신도시에서도 사업 지연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인천도시공사가 매각한 약 3만8846㎡(1만1천771평)의 공동주택부지의 토지대금 잔금 230억 원이 납부되지 않아 기한이 연장됐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총건축비를 포함해 92%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했지만 109%에 마무리될 것 같다”며 “이런 상황에서 청라의료복합타운을 위해 무리하게 자금조달할 경우 유동성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업 추진이 늦어질 경우 병상 확보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8일 현재 병상 과잉으로 분석되는 지역에는 2027년까지 병상을 늘리지 않는 시도별 병상 수급과 관리계획 수립을 발표했다. 복지부가 병상 과잉으로 지정한 인천 권역 중 청라의료복합타운이 있는 서구가 여기에 포함됐다. 이렇다 보니 애초 계획한 800병상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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