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암함 희생자와 독립유공자, 6·25 참전 용사 등에 꾸준히 기부 활동을 해온 배우 이영애가 광복절을 맞아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에 1억원을 기부했다. 14일 재단은 “이영애 씨가 전날 나라를 되찾은 날을 생각하며 일제 강점기 강제 동원으로 희생되신 분들에게 써달라며 1억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재단에 따르면 이씨는 “일제 강점기 강제 동원으로 피해를 당한 분들이 한 분이라도 더 살아 계실 때 보살피는 게 우리의 몫이라고 생각한다”는 뜻을 전했다. 또 “독립유공자를 돕는 과정에서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해 알게 됐다”며 “더 빨리 돌봐드리지 못해 송구하다”고 했다.
재단은 일본 기업을 상대로 대법원 판결을 통해 승소한 강제 동원 피해자들에게 판결금과 지연이자를 지급해오고 있다. 다양한 강제 동원 피해자 추모 사업도 맡고 있다. 추모사업 등은 양국의 기업과 국민들의 자발적 성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3월 일본 피고 기업을 상대로 승소판결을 받은 피해자들에게 재단 기금으로 대신 배상하는 제3자 변제 해법을 내놨다. 2018년 일본 기업을 상대로 승소한 11명에게 배상금을 지급했으며 제3자 변제를 거부한 4명에 대해 공탁을 신청했는데, 법원이 수용하지 않았고 재단이 이의 신청을 내면서 재판이 진행 중이다.
다른 피해자들에게도 재단 재원으로 피해자들에게 배상을 해야 하는데 재단의 재원이 크게 모자란 것으로 알려져 있어 기부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영애의 기부는 재단의 올해 첫 기부로도 알려져 있다.
일제강점기 강제동원된 한국인은 780만 명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해외로 끌려간 사람도 100만 명이 넘는다고 알려져 있다. 상당수가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했고 노역에 시달리거나 죽음을 당하기도 했다. 최근 논란이 된 일본의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에도 한국인들이 강제노역에 동원됐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도광산에는 1939년부터 동원령에 따라 조선인들이 끌려왔고, 약 2000여 명이 사도광산에서 일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씨의 아버지는 6·25 참전 용사이며 시아버지 역시 육군사관학교 출신 참전 군인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K-9 자주포 폭발 사고로 순직한 군인의 자녀, 북한 목함지뢰 도발로 인한 피해 병사, 천안함재단 등에 꾸준히 성금을 쾌척하고 있다. 6월에는 육군부사관발전기금재단에 1억 원과 성금을 기부했다. 또 같은 달 천안함재단에 5000만 원을 기부하며 “목숨을 바쳐 헌신한 분들을 기리는 데 써 달라”며 “나라를 지키는 모든 호국 영웅들에게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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