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반 법률 챗봇 서비스 ‘AI 대륙아주’에 대한 대한변호사협회의 징계 개시 여부가 이르면 9월에 결정된다. 당초 6월로 예정됐던 변협 조사위원회로의 안건 회부가 잇따라 미뤄지면서 변협의 징계 기조에도 변화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변협은 올 9월 10일 조사위원회를 열고 대륙아주 변호사 7명의 변호사법 위반 및 변협 지침(광고규정) 위반 등 징계 개시 청구를 심의한다. 조사위가 징계 개시 청구를 의결하면 변협 상임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징계위원회에 회부되고 징계위는 본격적인 조사로 징계 여부와 수위를 결정한다.
변협은 당초 올 5월에 ‘AI 대륙아주’에 대한 징계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으나 6월 열린 조사위에서 ‘추가 경위서가 도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당 안건을 회의에 회부하지 않았다. 다음 달(7월)에 열린 조사위원회에서도 추가 경위 요청을 이유로 징계 개시 여부가 논의되지 않았다. 변협이 ‘AI 대륙아주’에 대해 문제 삼은 부분은 △변호사 광고 규정 위반 △비(非)변호사의 법률사무 수행과 이를 통한 이익 공유 △의뢰인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변호사 품위 유지 의무 위반 등이다.
해당 서비스 출시 즉시 강한 징계 의사를 공론화했던 변협이 징계 절차 개시에 다소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변협 내부에서도 변화 기류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추가 경위서를 요청하는 것이 법·지침 해석에 모호한 측면이 있다는 것 아니겠냐”는 해석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변협 측은 “최근 징계 신청 건수가 급증한 상태”라며 “조사위에서 다룰 수 있는 안건에 한계가 있다 보니 우선순위에 밀린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9월에 열리는 조사위에서는 안건이 회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런 갈등 속에서 정부가 나서 리걸테크 서비스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법률 AI 규제에 대한 갑론을박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은 최근 142억 원을 지원하는 ‘AI 법률 보조 서비스 확산 사업’에 법무법인 세종·화우·린 등 국내 로펌과 리걸테크 기업들을 사업 대상자로 선정했다. 법무부는 법률 AI 서비스를 둘러싼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사업 가이드라인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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