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068270)그룹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068760) 합병 관련 특별위원회의 검토 결과를 토대로 현 시점에서 합병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16일 밝혔다.
이날 이사회에 앞서 특별위원회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양사 합병 관련 주주 의견을 확인하는 ‘주주 설문조사’를 비롯해 회계법인의 외부 평가, 글로벌 컨설팅사가 참여한 내부 평가를 진행했다. 양사 특별위원회는 합병 시너지, 재무적·비재무적 위험 요소, 자금 요소, 사업성 요소, 주주 의견 등 5개 항목으로 나눠 합병 추진의 타당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특히 현 시점 합병 추진 시 각 요소에 미치는 영향과 양사 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점이 없는지에 중점을 두고 독립적·객관적 검토를 진행했다. 각 회사 이사회에 제출된 해당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최종 합병 추진 여부가 결정됐다.
주주 설문조사에서 셀트리온 주주 다수는 반대, 셀트리온제약 주주 다수는 찬성 입장을 밝혔다. 설문조사에 응한 셀트리온 주주 중 합병에 찬성하는 의견은 8.7%, 반대 의견은 36.2%, 기권은 55.1%로 나타났다. 찬반 다수 의견에 대주주 지분을 합산한다는 원칙을 적용하면 반대 비율은 최종 70.4%로 추산됐고 여기에 기권 의견을 합하면 96%의 주주가 합병에 찬성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대 의견을 낸 주주들의 58%는 현재 양사 합병 비율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입장을, 21%는 자회사로 합병 시 실익이 부족하다는 입장을 냈다. 반대 의사를 표명한 주주들은 합병을 추진할 경우 주요 선결조건으로 ‘합병 비율에 대한 재검토’를 꼽았다.
반면 셀트리온제약 주주 설문에서는 합병 찬성이 67.7%, 반대가 9.8%, 기권이 22.6%로 집계됐다. 찬성 의견을 제시한 주주들은 합병 시 종합생명공학연구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고 신약 개발에 시너지가 날 것이라는 기대감을 찬성 사유로 꼽았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을 비롯해 셀트리온홀딩스 등 대주주들은 과거 약속한 대로 중립 입장을 을유지한 뒤 다수 주주 의견 비율에 보유 지분을 산입해 힘을 실었다.
주주 설문조사와는 별개로 진행된 회계법인의 외부 평가에서는 “셀트리온제약이 항체의약품 판매, 위탁생산(CMO),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 등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성과가 구체화되지 않았다”며 “성장 계획이 구체화되고 시장에 전달 가능한 시점에 주가 적정성이 설명될 수 있을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합병 추진 시 예상되는 재무적 위험으로는 △셀트리온이 가진 포합주식 소멸에 따른 미래성장자금 활용 제한 △합병 법인의 재무 지표 소폭 악화 등이 지목됐다. 비재무적 위험 분석에서는 일부 내부거래 해소에 따라 리스크가 감소하는 한편 합병 법인 영업조직 흡수에 따라 조직관리 위험이 일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합병 진행 시 셀트리온 주주들의 압도적인 반대·기권 의견을 고려하면 반대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인한 자금 유출이 타사 및 앞선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당시 규모를 크게 초과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특히 주식매수청구권 자금 조달과 이에 따른 금융비용이 발생하면 재무 건전성에 심각한 악영향이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다.
합병 시 양사 간 바이오-케미컬 기술 융합으로 연구개발(R&D) 강화, 프리필드실링(PFS) 제조설비 내재화로 공급 안정성 제고, CMO 사업 확장 가능성 등 포트폴리오 강화, 비용 절감, 생산 효율화 등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셀트리온 이사회는 주주 의견 청취 결과 및 특별위원회의 검토 의견을 바탕으로 합병 시너지가 존재하더라도 다수 주주들의 반대 의견과 제반 사항을 종합 고려할 때 현 시점에서는 셀트리온제약과의 합병을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셀트리온제약 이사회는 합병에 따른 다수 중장기적 사업 시너지가 성장에 기여해 사업 리스크를 헷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특별위원회의 판단이 있었지만 셀트리온 이사회에서 합병 추진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현 시점의 합병 추진은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아울러 셀트리온제약이 현재 추진 중인 성장동력 확보에 집중해 빠른 시일 내 기업 가치에 부합하는 역량을 갖추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셀트리온그룹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양사 합병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양사 이사회의 결정이 나왔기 때문에 양사는 이제 본업에 집중해 성장과 그룹 내 시너지 창출에 더 몰두할 계획”이라며 “양사 주주 이익이 수반되는 통합은 주주가 원하면 언제든 검토할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주주 의견에 귀 기울이고 주주가치 제고를 최우선해 성장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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