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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태권도 金 김유진 "아직 꿈 같아…다음 목표는 그랜드슬램"

■여자 태권도 金 김유진 인터뷰

한달 전 꿈에서 金보고 믿음 생겨

태권도 종주국 자존심 지켜 뿌듯

2월 세계선수권 대표 선발 앞둬

LA 올림픽도 출전 2연패 노릴것

파리 올림픽 여자 태권도 금메달을 딴 뒤 태극기를 펼쳐 든 김유진. 서울경제DB




결승전에서 포인트를 얻는 김유진(오른쪽). 서울경제DB


이틀 동안 고작 6시간을 잤다. 침대 위에서 꿈을 꾸지는 않았지만 일상이 꿈만 같았다. 2024 파리 올림픽이 폐막한 지 며칠이 지났는데 김유진(24·울산시체육회)은 여전히 꿈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빛나는 올림픽 금메달이 언제나 함께하고 있어서다.

올림픽 태권도 여자 57㎏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김유진은 최근 전화 인터뷰에서 “금메달 딴 당일에는 오전 4시에 자서 오전 7시에 깼다. 다음날에도 3시간을 잤는데 너무 행복해서 피곤하지도 않았다”고 돌아봤다. 이어 “인천공항 입국장 문을 열고 나오는데 플래시 세례가 쏟아졌다. 그제야 금메달을 땄다는 게 실감이 났다”며 “그전까지는 그냥 꿈꾸는 줄 알았다. 사실 지금도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림픽 개막 한 달 전 실제로 금메달을 따는 꿈도 꿨다. 김유진은 “파리로 가기 한 달 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금메달을 목에 거는 꿈을 꿨는데 너무 생생했다. 꿈의 영향으로 뭔지 모를 믿음이 생겼던 것 같다”고 했다.

이번 대회 김유진의 금메달은 ‘도장 깨기’ 한 단어로 설명된다. 세계 랭킹 24위였던 김유진은 16강부터 결승전까지 세계 5위와 4위, 1위, 2위를 차례로 제압하고 금메달을 땄다. 그는 “상대가 랭킹이 아무리 높아도 주눅 들지 않았다. 그냥 경기장에서 많이 봐왔던 선수들이라 랭킹은 신경도 안 쓰였다”며 “정말 매일 지옥길로 가는 기분이 들 만큼 혹독하게 훈련했기 때문에 스스로 준비만 되면 된다고 생각했고 그 자신감으로 금메달을 땄다”고 설명했다.



김유진. 사진 제공=700크리에이터스


김유진. 사진 제공=700크리에이터스


지옥 같은 훈련만큼 체급에 체중을 맞추는 것도 고통스러운 과정이었다. 김유진은 키가 183㎝나 되는데 체중을 57㎏에 맞추려고 혹독한 감량을 했다. “경기 하루 전날 측정을 하고 경기 당일에도 무작위 계체로 체중을 맞춰야 했다”는 그는 “파리의 더운 날씨 덕에 땀복 입고 패딩 점퍼를 입고 뛰면서 땀을 빼면 평소보다는 쉽게 체중이 빠졌다”고 말했다. 식단 조절도 엄격하게 해 금메달 뒤 삼겹살과 된장찌개, 맥주부터 떠올렸던 그는 “한국 와서 정말 배불리 먹었다. 당분간은 생각도 안 날 것 같다. 맥주도 많이 마셨다”며 웃었다.

김유진의 금메달은 한국 선수단 전체로도 의미 있는 메달이다. 그의 금메달로 한국은 2008 베이징 대회와 2012 런던 대회의 역대 단일 대회 최다 금메달(13개) 타이기록을 썼다. 또 그는 2008 베이징 임수정에 이어 16년 만에 한국 여자 57㎏급 올림픽 금맥 계보도 이었다. 김유진은 “한국의 마지막 금메달 주인공이라는 것도 정말 기쁘지만 이번 금메달로 16년 만에 태권도 종주국의 자존심을 살리고 태권도 역사를 쓰게 된 것 같아 뿌듯하다”고 했다.

김유진은 ‘여자 57㎏급 16년 만의 금메달리스트’ 타이틀에 안주할 생각은 없다. 그는 ‘태권도 그랜드슬램’까지 넘본다. 올해 아시아선수권과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 이제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 우승을 남긴 그는 “그랜드슬램 달성을 위해서는 내년 2월 중에 있을 세계선수권 대표 선발전을 통과하는 것이 당장의 목표다. 한국은 선수층이 워낙 두꺼워서 일단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물론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출전도 목표다. 만약 올림픽 2연패를 하면 정말 기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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