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연임을 확정지으면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4·10 총선 이후 4개월여 만에 다시 만나게 됐다. 여야 수장이면서 차기 대선 후보로 양측 진영에서 가장 유력한 잠룡들의 대결이 시작돼 정치권의 관심은 커지게 됐다. 재선인 이 대표와 원외인 한 대표 간 민생과 정책 등을 둘러싼 정국 주도권 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총선으로 대표되는 1라운드에서 이 대표에게 완패를 당했던 한 대표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 과감한 민생·정책 드라이브로 설욕을 노리고 있다. 또 10월쯤 예정된 이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법원 판결을 정조준한 ‘이조 심판론’도 다시 꺼내들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반면 일극 체제를 공고히 한 이 대표는 일단 윤석열 대통령과의 대결 구도에 중점을 둘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날 수락 연설에서도 영수회담을 먼저 제안한 후 한 대표에게 채 상병 특검법 논의를 중심으로 한 여야 대표 회담을 제의했다. 이에 대해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는 우선 민생 관련 부분을 한 대표와 상의해야 한다. 그 이후에 영수회담을 갈 수 있다”고 일침을 놨다.
두 사람은 한 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이던 지난해 12월부터 올 4월까지 ‘건곤일척’의 한판 승부를 벌이기는 했지만 총선 국면이었던 데다 한 대표가 출마하지도 않아 국회에서 직접적인 충돌이 일어나지는 않았다. 다만 한 대표는 법무부 장관이던 지난해 9월 이 대표 체포동의요청 이유를 직접 설명하며 본회의 가결을 이끈 바 있다. 당시 한 대표는 “이 의원은 잡범이 아니라 중대 범죄 혐의자”라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법원은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사법고시 합격으로 율사 출신인 두 사람은 사법연수원 수료 기준으로는 한 대표가 27기, 이 대표 18기로 이 대표가 9기수 선배다. 각각 검사와 변호사의 길을 걷다 국회에서 여야 대표로 만나게 된 두 사람은 유력한 대권 후보로 8월 임시국회와 이어지는 9월 정기국회에서 정국 주도권을 놓고 대선 전초전을 시작한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이달 12~13일 100% 무선 ARS 방식으로 차기 대선 후보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 이 대표(28.5%)와 한 대표(19.8%)가 차례로 1위와 2위를 기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