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했다가 두 달 넘게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당한 30대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현재 여성은 남편과 시댁 식구, 병원 관계자들을 정신건강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19일 YTN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7일 30대 주부 A씨의 집에 사설 응급구조사들이 들이닥쳤다. 양육 문제 등으로 다투던 남편에게 이혼을 통보한 지 일주일 정도가 지난 후였다.
사설 응급구조사들이 A씨를 정신병원에 데려가려 하자 그는 112에 신고했지만,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법적 보호자들이 동의한 ‘보호 입원’이라는 설명에 더 이상 개입할 수 없었다. 결국 A씨는 강제로 차에 태워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정신건강복지법상 보호 입원은 2명 이상의 법적 보호자가 신청, 정신과 전문의가 입원이 필요하다고 진단한 경우에 가능하다. A씨의 보호 입원을 신청한 사람은 남편과 시어머니였다.
이후 확인한 병원 진료 기록에는 환각, 망상, 흥분, 우울증 등 각종 증상으로 입원이 필요하다고 적혀 있었으나 A씨는 “입원 과정에서 정신과 진료를 받은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전에 정신질환을 앓은 적도 없었으며 육아휴직 전까지 멀쩡히 10년 넘게 직장을 다니기도 했다.
외부와 단절된 공간에서 영문도 모른 채 병원에 갇혀 진정제 등 향정신성 약을 먹으며 두 달을 보낸 A씨는 간신히 연락이 닿은 지인을 통해 법원에 인신보호구제 청구를 한 끝에 어렵게 병원에서 나올 수 있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범죄피해자 보호조치를 하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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