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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서초구, 집단취락 16곳 첫 전수 조사…그린벨트 해제 추진

서초구, 집단취락 관리방안 수립 연구

취락 주변 아파트 탈바꿈해 불균형 심화

그린벨트 해제 기준 완화 필요성도 검토

8·8대책 택지 후보 포함될 가능성은 낮아





정부가 ‘8·8 공급 대책’에서 서울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를 공식화한 가운데 서울에서 가장 넓은 그린벨트를 보유한 서초구가 그린벨트 영향권에 놓인 집단 취락 16곳에 대한 첫 전수 조사에 돌입했다. 주변이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하는 등 급격한 변화를 겪었지만 집단 취락은 개발이 엄격히 제한된 만큼 규제를 합리화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에서다. 서초구는 일부 취락의 그린벨트 해제와 이를 위한 제도 개선을 시에 요청할 계획이다.

19일 서초구에 따르면 구는 최근 ‘서초구 집단 취락 관리 방안 수립’ 용역 계약을 맺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집단 취락지구란 그린벨트 내에 이미 형성돼 있던 취락의 정비를 위해 지정하는 지구를 의미한다. 서초구에는 23.89㎢ 규모의 토지가 그린벨트로 지정됐으며 이 중 0.11㎢가 집단취락지구다. 송동·식유촌·새정이·샘1·샘2·탑성마을까지 총 6곳이다. 이외에도 서초구에는 2000년대 그린벨트에서 해제된 10곳의 집단취락이 있다. 이들 지역은 청룡·원터·홍씨·능안·안골·본·염곡·성 형촌·전원마을 등이다.

이번 연구는 그린벨트 기해제 및 미해제 집단취락 16곳 전체를 주요 대상으로 진행된다. 서초구 집단 취락의 건축, 토지 이용, 도로 등 기반시설 설치 현황과 더불어 다른 지방자체단체의 집단 취락 지정 현황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서초구가 사상 처음으로 16곳 전체 집단 취락에 대한 조사에 나선 것은 일대에서 대규모 개발이 이뤄진 데 반해 집단 취락지구는 개발이 어려워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집단 취락 인근 개발 상황을 보면 내곡·서초·우면 공공주택지구 사업으로 서초더샵포레, 서초포레스타 등 대규모 아파트 단지들이 들어섰다. 또 염곡·탑성마을과 가까운 양재IC 주변에는 양재AI미래융합혁신지구 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반면 집단취락지구는 그린벨트에 속해 있기 때문에 3층 이하의 주택·근린생활시설 신축 등 제한적인 개발만 가능하고 그린벨트에서 해제된 경우에도 고층 개발이 불가능하다.



서초구 관계자는 “집단 취락 주변 여건이 변한 만큼 아직도 그린벨트로 묶여 있는 집단 취락들은 과감하게 (그린벨트에서) 해제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며 “그린벨트에서 해제된 취락들은 무조건적인 개발을 요청하기보다는 기반 시설이 얼마나 확충돼 있는지, 주민 불편은 어떤지 등을 살펴보고 개선을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법상 그린벨트 해제는 국토교통부 장관과 각 시·도지사에 권한이 있는 만큼 서초구는 연구 결과를 시에도 공유할 계획이다.

서초구는 서울의 집단 취락지구 그린벨트 해제 기준을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일원화해야 한다고도 보고 있다. 현재 국토부 지침상 주택이 20가구가 넘고 1만 ㎡당 10가구 이상의 밀도를 갖춘 집단 취락지구는 그린벨트에서 해제가 가능하다. 하지만 서울시는 해제 기준을 주택 100가구 이상으로 두고 있다. 이 기준은 서울시도 심도 있게 개정 필요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개발 압력이 높은 서초구의 특성을 고려해 집단 취락을 정비할 수 있는 길을 터주되 일정 수준의 규제는 부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단 취락지구는 신축·증축이 극히 어려워 주민 불편이 높지만 동시에 자연 경관이 뛰어나 이를 보존할 당위성도 있다”며 “택지로 개발할 경우 중층 아파트 단지, 일반 주거지로 개발할 경우 저층 전원주택 마을이 되도록 규제하되 정부가 도로·공원·주차장 같은 기반시설 확충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집단취락은 정부의 8·8 공급대책에 따른 그린벨트 해제 택지 후보지로 지정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지난 9일 “집단 취락은 집을 헐고 다시 지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가급적 (8·8 대책의 택지 후보지 선정에서는) 배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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