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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소비자 신뢰 잃은 여행업계





“티메프 사건 때문에 찝찝한데 지금 ○○여행사 괜찮나요.”

여행을 주제로 한 온라인 커뮤니티, 익명 게시판에서는 이 같은 고민 상담 글이 자주 올라오고 있다. 최근 기자에게도 항공권, 호텔 숙박 등을 어디에서 구매해야 안전한지 묻는 지인들이 많아졌다.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 이후 여행사, 온라인 여행 플랫폼을 향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여행에 필요한 경비를 다 결제했는데도 정작 여행을 떠나지 못했다. 서너 달 전에 결제를 마쳤는데도 정산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여행 업체들은 계약 취소를 통보했다. 업체들이 피해자 보상에 나섰지만 업체마다 보상이 적용되는 기준 일자는 제각각이었다. 상품 출발을 정상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기준은 업체마다 달랐고 그간 고객들에게 취소 후 재결제를 안내해오다가 다음 날 보상책을 제시해주기도 했다. 소비자들은 어느 업체의 상품을 샀는지, 업체의 취소 안내에도 끝까지 버텼는지에 따라 보상이 달라지는 걸 목격했다. 가격 외에 회사의 인지도, 시장 규모 등 이제까지 소비자에게 선택의 기준으로 작용했던 것들이 티메프 사태 앞에서 무용지물이었다.

업체들은 억울할 수 있다. 사고는 티메프가 쳤는데 소비자들의 불신은 여행 업계가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사태가 발생했을 때 대응 기준, 대책 등 매뉴얼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로 인해 잃어버린 소비자의 신뢰는 미정산으로 인한 피해를 뛰어넘을 수 있다. 다시는 이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여행 산업의 특수성을 반영한 정산·보증 시스템 등 안전장치를 도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비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일관된 제도, 대응 매뉴얼 등의 마련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티메프가 사태가 일어난 지도 약 한 달이 지났다. 여행사들은 수십억 원의 영업이익을 날렸다. 관련 회사들은 티메프 사태가 코로나19만큼이나 여행 업계에 시장 침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우려를 현실로 만드는 건 소비자의 불신에 있다는 점을 인지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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