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출발해 인천으로 향하던 여객기에서 술에 취해 “와인을 더 달라”며 소란을 일으킨 40대 승객이 재판에 넘겨져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11단독 김샛별 판사는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45)씨에게 벌금 600만 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4월 1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인천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여객기에서 40분 동안 소란 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승무원들에게 "와인을 더 달라"며 "왜 술을 주지 않느냐"고 따졌다. 그러자 승무원이 앞서 술을 제공한 기록을 보여주자 A씨는 "내가 언제 이렇게 많은 와인을 마셨느냐"며 "누가 서비스했느냐"고 소리쳤다. 그는 여객기 내 승무원 업무 공간인 '갤리'에 들어가 "내가 기내 난동을 부렸느냐"며 "그냥 술 한잔 더 달라고 했을 뿐"이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법정에서 A씨는 "승무원들에게 술을 추가로 달라고는 했지만 갤리에는 들어가지 않았다"며 "여객기 운항을 불가능하게 할 정도의 소란 행위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당시 A씨의 행위가 관련법상 소란 행위에 해당한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김 판사는 "승무원과 승객 등 증인들은 'A씨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추가로 와인을 더 요구했고 소란을 피우면서 갤리로 들어갔다'고 비슷한 진술을 했다"며 "당시 다른 승객들은 불안감을 호소했고 승무원들은 착륙 전 안전 점검 등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의 행위는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그런데도 범행을 부인하며 승무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면서 잘못을 전혀 반성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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