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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K배터리 공장에 숙련공 수혈…이집트선 '한국형 대학' 통째 이식

[ODA 글로벌 중추국가 주춧돌]

<2>개도국 깨우는 산업인력 양성

HLI그린파워, 인니 UMN대와 협력

맞춤교육으로 기술 전문인력 배출

이집트 BTU는 현지 삼성서 인턴십

한·베기술대, 졸업생 절반 韓 취업

동티모르선 고교때부터 창업 지원

인도네시아 UMN대학교 모니터에 'KOICA' 지원 교육장비라는 표시가 돼 있다.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 남서쪽에 있는 UMN대학교(University Of Multimedia Nusantara). 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2021년부터 이곳에서 ‘4차 산업혁명 기술전문 인력 양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 이 사업은 인도네시아 카라왕산업단지(KNIC)에 위치한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셀 합작공장인 ‘HLI그린파워’와의 산학 협력을 통해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KOICA의 지원으로 교육을 받은 기술 전문 인력들이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 취업해 생산력 증대에 기여하는 ‘상생형 공적개발원조(ODA)’의 성공적인 모델이다. 현지 KOICA 관계자는 “사업 시작 단계부터 HLI그린파워와의 단계별 협의를 통해 기업 수요 맞춤형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며 “인도네시아의 4차 산업 인재 수요 증가 추세에 맞춰 지속 가능한 고급 인력 배출 기반을 구축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이 대학에서 KOICA의 지원으로 스마트팩토리 및 클라우드·빅데이터 트랙 교육을 받은 수료생 전원(45명)이 취업에 성공했고 이 가운데 24명(53%)이 HLI그린파워에 입사했다. 전기차와 리튬 배터리에 대한 이론 강의에서부터 실습실의 교육 장비까지 현장 맞춤형으로 설계한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다.

비마 누그라하 UMN 스마트팩토리 과정 교수는 “HLI그린파워와의 협업을 통해 교육 과정을 만들었고 단순한 이론 시험뿐만 아니라 실습 시험까지 통과해야 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수료생들에 대한 현장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우리나라 ODA 전략의 한 축인 ‘산업 인력 양성’이 세계 각지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는 개도국에 한국형 기술대학교 등을 설립해 교육 수준이 높지 않은 현지인들의 역량을 높이는 것이다. 현지 진출한 한국 기업에 숙련공을 수혈해준다는 점에서 가장 직접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는 ODA로 평가된다. 또 국내에 조선업 등 업무 강도가 높은 분야에서는 일손이 부족한데 개도국에서 키운 인재를 국내에 수혈해 인력난을 해소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집트 베니수에프기술대(BTU)에서 자동차학과 졸업생인 모아즈 무함마드(가운데) 씨와 오마르 압둘(오른쪽) 씨가 졸업 작품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한 초소형 전기차를 설명하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의 이집트에서도 한국의 산업 인력 양성 프로그램이 한창 가동 중이다. 수도 카이로 남쪽에 위치한 베니수에프기술대(BTU·BeniSuef Technological University)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학교는 KOICA가 설립을 위한 투자부터 운영까지 전 과정을 이끌었고 한국기술교육대가 교육 커리큘럼 개발을 지원했다. 한국의 DNA가 이식된 학교로 한·이집트의 첫 대규모 교육 협력 사례로 평가된다.

BTU는 베니수에프 소재 삼성전자 생산 법인에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 학생들이 삼성전자에서 일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현대로템과 6개월 과정의 학점 연계형 장기 현장 실습을 진행하기 위해 이집트 교통부·고등교육부 등 당국과 협의를 마친 상태다. 이 학교의 메카트로닉스학과 졸업반인 메나툴라 칼레드 씨는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성적 우수자로 선정돼 이달 말부터 6주 간 삼성 베니수에프 법인의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며 “인턴 활동 중 좋은 평가를 받아 취업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기업과 협력사를 포함해 우리 기업이 약 9000개나 진출한 베트남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베트남 박장성의 한·베기술대는 한국이 건물 신축부터 기자재 지원, 전문가 파견 등을 담당한 사업이다. 이후 후속 지원도 이어가고 있으며 베트남 당국 차원에서도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이 학교 졸업생의 절반가량은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 취업하고 있다.

응우옌꽁통 한·베기술대 총장은 “우리 학교가 속한 박장성과 인근의 박닌성, 타이응우옌성에 삼성전자와 협력사 등 다수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 우리 학생들이 이 기업들에 많이 취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2017년부터 우리 학교 학생들이 한국에 취업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수백 명 정도가 한국으로 건너갔다”며 “한국과 베트남이 ‘윈·윈’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동티모르의 수도 딜리에 있는 베코라기술고등학교도 산업 인력 양성 ODA의 교과서적인 사례로 꼽힌다. KOICA는 2013년부터 동티모르 청년 취·창업 지원사업인 ‘예스(YEES·Youth Employment and Entrepreneurship Skills)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905만 달러를 투자한 베코라기술고는 이제 동티모르를 대표하는 취업 명문학교로 자리매김했다. KOICA는 나아가 한국에 취업했다가 동티모르로 돌아온 청년들이 고국에서 창업을 할 수 있는 ‘인력 선순환’을 위한 기반 마련에도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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