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도시에서 대중교통 자전거 보행자 중심의 ‘대·자·보 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전남 순천의 세심한 행정력이 눈길을 끈다. 대·자·보 친화도시에 가장 필요한 것은 푸른길, 자전거, 접근성, 쾌적함, 편리성, 자연친화, 차 없는 거리, 무장애 등을 꼽을 수 있다. 여기에 대중교통 혁신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에 생태수도 정책으로 대한민국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순천시가 현행 시내버스 노선 개편을 본격 추진한다. 비효율·중복 운행 문제와 탑승객 수 감소, 도심 지역 교통 혼잡을 해소하는데 총력을 기울이는 등 대·자·보 친화 도시를 더욱 앞당기기 위한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23일 순천시에 따르면 교통약자가 대중교통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난해부터 시내버스 노선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순천시 노선 개편은 도심 지역에서 읍·면 소재지까지는 간선버스를 운행하고, 읍·면 소재지에서 각 마을까지는 지선 버스를 운행하는 지·간선 환승 체제가 주요 골자이다.
현재 순천시 시내버스는 도심 차고지에서 출발해 송광, 주암, 낙안 등 읍‧면 지역 각 마을까지 편도로 35~55㎞를 장거리 운행한다. 이에 충분한 횟수를 운행할 수 없으며 배차간격은 1시간 30분에서 3시간에 이른다.
읍·면 노선은 전통시장 방문을 위한 어르신들의 탑승이 가장 많은 지역 특성 상 오전·아침 시간대에만 아랫장, 웃장 방문을 위해 승객들이 있고, 낮 시간대는 승객이 거의 없이 운행되는 실정이다. 또한 도심에서 읍·면 소재지까지 3~5개 노선이 동일한 코스로 중복돼 이용객 대비 과다한 횟수로 운행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발생한 대중교통 이용 불만족 1위 사유인 긴 배차간격 문제를 해결하고 시내버스로 승용차만큼 빠르게 목적지에 도착하고 싶은 탑승객의 요구사항 만족 등 노선 개편에 대한 민원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노선 체계의 변화를 어려워하는 시민도 많아 그동안 노선 개편을 시행하지 못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순천시는 현재 노선 개편 관련 1~3차 읍·면·동 주민설명회를 거쳐 수렴한 의견들을 반영, 시내버스 노선 개편(안)을 최종 정리하는 과정에 있다. 가장 큰 불편과 민원 발생이 예상되는 환승에 대한 방안으로 읍‧면 소재지 환승 정류장을 냉·난방기 등 각종 편의시설과 대규모 좌석을 갖춘 스마트쉘터로 교체하고 환승 노선 안내와 어르신 탑승 보조를 위한 환승 도우미를 배치할 계획이다.
또한 간선 노선에는 차량에 오르내리기 쉬운 저상버스를 투입하고 지선 노선에는 마을 안까지 들어갈 수 있는 소형버스를 투입할 계획으로 버스정류장까지 거리가 멀어 시내버스를 이용할 수 없었던 벽지 마을 주민들도 시내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시내버스 노선 개편은 순천시가 표방한 대·자·보 도시의 근간이 될 아주 중요한 사업이라 판단해 내년 상반기 시행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며 “신중히 검토하고, 충분한 홍보와 의견 수렴을 통해 노선 개편에 따른 불편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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