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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거리 108위’ ‘정확도 112위’ 리디아 고의 ‘불가사의 골프 동화’…어떻게 ‘파리 金’ ‘메이저 우승’을 차지했을까?

비바람 속에서 코스 공략을 고민하는 리디아 고. 사진 제공=AFP연합뉴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통계 중에는 드라이빙 지수라는 것이 있다. 드라이브 거리와 페어웨이 안착률 순위를 합산한 뒤 낮은 순으로 높은 순위를 매기는 것이다. 누가 가장 드라이버를 ‘똑바로 멀리’ 치는 능력을 수치화한 통계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드라이브 거리 39위, 페어웨이 안착률 8위에 올라 있는 박현경이 드라이빙 지수 ‘47’로 1위에 올라 있다. 121명 중 최하위 지수는 ‘233(거리 114위, 정확도 119위)’이다.

우승컵을 들고 기뻐하는 리디아 고. 사진 제공=AFP연합뉴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계 중에는 드라이빙 지수가 없다. 굳이 LPGA 선수들의 드라이빙 지수를 따진다면 최하위에 머물러 있는 톱랭커가 한 명 있다.

바로 파리 올림픽 여자 골프에서 금메달을 차지하고 올 시즌 여자골프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AIG 위민스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다.

리디아 고의 드라이브 거리는 163명 중 108위(254.35야드)다. 비거리가 짧은 선수는 보통 정확도가 높은 편인데, 리디아 고의 드라이브 정확도는 112위(66.3%)로 역시 최하위다.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르다의 경우 드라이브 거리 26위(267.00야드)에 드라이빙 정확도 51위(72.47%)다.

도대체 리디아 고는 그 최악의 드라이브 샷으로 어떻게 파리 올림픽 금메달과 AIG 위민스 오픈 우승을 차지했을까?

사실 리디아 고의 드라이브 샷은 최고의 해를 보낸 2022년이나 슬럼프를 겪은 2023년, 그리고 다시 부활 샷을 보이고 있는 올해 큰 변화가 없다.

갤러리에게 인사하는 리디아 고. 사진 제공=AP연합뉴스




2022년 드라이브 거리 90위(255.34야드), 드라이브 정확도 140위(66.44%)였고 2023년에도 드라이브 거리 114위(251.71야드), 드라이브 정확도 156위(62.61%)로 큰 차이가 없었다.

확실한 것은 리디아 고가 그린 근처로 갈수록 모든 통계가 좋아진다는 사실이다.

일단 리디아 고의 그린적중률은 64위(67.88%)다. 누구보다 먼 거리에서, 누구보다 자주 러프에서 샷을 하면서도 그린 위에 올리는 능력은 중간쯤으로 올라오는 셈이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그린을 놓쳤을 때 파를 세이브 하는 쇼트 게임 능력은 리디아 고를 따라갈 선수가 별로 없을 것이다. 또 퍼팅 실력은 발군이다. 올해도 평균 퍼팅 9위(29.19개), 그린 적중 시 퍼팅 15위(1.78개)로 무척 높다.

사실 그런 기술적인 면보다는 정신적인 면에서 리디아 고는 ‘투어 최강’이라고 할 수 있다.

R&A 건물 앞에서 우승컵을 들고 포즈를 취한 리디아 고. 사진 제공=AFP연합뉴스


일단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실현하려는 의지가 무척 높다.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면서 리디아 고는 리우 올림픽 은메달과 도쿄 올림픽 동메달을 딴 만큼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해 ‘세 가지 컬러’를 모두 맞추고 싶다는 목표 의식이 강했다.

이번 AIG 위민스 오픈에서는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인내심과 집중력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 이번 대회는 나흘 내내 비바람이 불었고 겨울 날씨 같은 최악의 상황이 이어졌다. 실력보다는 정신력의 싸움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많은 부침을 겪으면서 어려움을 극복해 냈던 그 경험이 악천후 속에서 빛난 것이다.

리디아 고는 “정말 최근 몇 주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미친 것 같다”며 “역사적인 장소(세인트 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우승해 한 편의 동화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리디아 고의 ‘골프 동화’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전개될지 전 세계 골프팬의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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