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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절반이 '장기적 울분'…30대가 가장 심각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연구팀

'공정사회' 믿음도 20·30대 가장 낮아

‘심각한 울분’ 60% "자살 생각한 적 있다"


국민의 절반은 울분이 중간 수준 이상으로 계속 이어져 어려움을 겪거나 고통을 받을 수 있는 ‘장기적 울분 상태’에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울분이 심각한 수준에 놓인 사람도 10%에 육박했다. 연령대별로는 30대에서 장기적 울분 상태를 겪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연구팀은 27일 ‘한국인의 울분과 사회·심리적 웰빙 관리 방안을 위한 조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 6월 12~14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24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울분을 여러 문헌에서 언급하는 ‘부당하고, 모욕적이고, 신념에 어긋나는 것으로 여겨지는 스트레스 경험에 대한 감정적 반응’으로 규정했다. 울분의 수준을 1.6점 미만(이상 없음), 1.6점 이상 2.5점 미만(중간), 2.5점 이상(심각) 등 3개 구간으로 나누고 1.6점 이상은 ‘장기적 울분 상태’로 분류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49.2%가 울분 상태 1.6점 이상으로 장기적 울분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울분이 심각한 수준인 응답자도 9.3%였다. 다만 울분 상태가 심각한 비율이 과거에는 10%를 웃돌았던 것과 달리 올해는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울분과 정신건강 사이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응답자의 22.1%가 자살 생각을 했다고 답했다. 특히 심각한 울분을 겪는 사람의 60%가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성별, 연령, 교육·소득수준 등 인구사회적 변수에 따른 울분 점수의 차이를 분석한 결과, 연령에 따른 차이가 유의미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20대·30대 젊은층의 울분이 60대 이상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특히 심각한 수준의 울분을 겪는 비율은 30대가 13.9%로 가장 높았고 정상 상태 비율도 45.7%로 가장 낮았다. 반대로 60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울분이 심각한 상태인 비율이 3.1%에 불과했다. 사회적으로는 ‘전반적인 세상의 공정함에 대한 믿음’이 높을수록 울분의 수준이 낮은데 20대와 30대는 모두 3.13점으로 세상이 공정하다고 믿는 점수가 가장 낮았던 반면 만 60세 이상에서는 3.42점으로 가장 높았다.

사회·경제적 여건에서 자신의 계층을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따라서도 울분의 수준이 달랐다. 연구진은 응답자의 사회·경제적 위치를 상·중·하 3단계로 나누고 울분 점수를 비교했다. 자신을 하층으로 인식하는 사람들 중에서는 60%가 장기적 울분 상태에 해당했다. 상층으로 인식한 응답자 중에서는 이상이 없다는 응답이 61.5%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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