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통산 3승의 김민규(23·CJ)는 7월 스코틀랜드 사우스 에어셔의 로열 트룬 골프클럽에서 열린 메이저 대회 디 오픈에서 강한 바람을 맛봤다. 그래서인지 제10호 태풍 ‘산산’의 간접 영향으로 강풍주의보가 발효된 골프장에서도 이렇다 할 위기 없이 강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KPGA 투어 최초 시즌 상금 10억 원 돌파를 향한 발걸음을 더욱 재촉한 것이다.
김민규는 29일 경남 양산의 에이원CC(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신설 대회 렉서스 마스터즈(총상금 10억 원)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낚아 5언더파 67타를 쳤다. 7언더파 단독 선두 이태희에 2타 뒤진 그는 통산 3승의 김한별과 함께 공동 3위로 첫날을 마무리했다. 이번 대회는 한 달 반의 휴식기를 끝내고 시작된 KPGA 투어의 올 시즌 하반기 첫 대회다.
2021년 KPGA 투어에 데뷔한 김민규는 올 시즌 투어의 유일한 다승자다. 5월 데상트코리아 매치플레이와 6월 한국오픈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한 달 반의 휴식기 동안에는 디 오픈 공동 31위, 아시안투어 인터내셔널 시리즈 잉글랜드 공동 36위로 자신감을 쌓았다. 상금 랭킹 1위(8억 244만 원)인 그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상금 2억 원을 더해 KPGA 투어 최초로 시즌 상금 10억 원을 돌파한다.
김민규는 “6주 동안 쉬면서 영국과 스코틀랜드에서 대회 나서며 하반기를 준비했다”며 “오늘 바람이 많이 불었다. 영국과 스코틀랜드에서 느꼈던 바람은 정말 느껴지는 그대로 강한 바람이었는데 여기는 느껴지는 바람은 센데 막상 치면 바람을 덜 탔다”고 했다. 시즌 상금 10억 원 돌파에 대한 질문에는 “상금 10억 원 돌파보다는 사실 제네시스 대상에 조금 더 욕심이 있다. 장유빈과 포인트 차이가 많이 나긴 한데 남은 대회에서 조금씩 그 격차를 줄여나갈 것”이라고 했다. 장유빈은 제네시스 포인트 1위(5177점), 김민규는 2위(4260점)를 달리고 있다.
이날 단독 선두에 나선 이태희는 허리 부상을 딛고 버디 6개와 이글 1개를 터뜨리고 보기 1개를 적어냈다. 그는 6월 말 열린 비즈플레이 원더클럽 오픈 이후 허리 부상으로 40여 일 동안 클럽을 잡지도 못했는데 이날 ‘깜짝’ 선두에 오르며 4년 만의 통산 5승째에 도전할 발판을 마련했다.
6언더파의 이태훈(캐나다)이 2위, 통산 12승의 박상현은 유럽투어에서 뛰는 왕정훈 등과 나란히 공동 5위(4언더파)에 올랐다. 제네시스 포인트 3위(3182점)를 달리는 이정환은 함정우·조민규와 함께 공동 9위(3언더파)에 자리했다. 6월 이 코스에서 열린 KPGA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던 전가람은 허인회, 강경남 등과 함께 공동 22위(2언더파)에 오르며 무난하게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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