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두산건설 위브(We’ve) 챔피언십(총상금 12억 원) 마지막 날 같은 조 이예원(22·메디힐)과 홍정민(23·CJ)은 1대1 매치플레이를 방불케 하는 접전을 벌였다. 2022년 두산 매치플레이 결승에서 외나무다리 대결을 펼쳤던 둘이 이번 대회에서 다시 한번 맞붙은 것. 당시 신인이었던 이예원은 3홀 차 우위를 점하다 홍정민에게 역전패하며 생애 첫 승을 다음으로 미뤘다.
약 3년 만에 ‘리턴 매치’가 벌어진 가운데 이예원은 쓰라린 기억 대신 짜릿한 기억 하나를 보탰다. 홍정민과 공동 선두로 맞은 18번 홀(파5)에서 7.8m 이글 퍼트를 넣어 3년 전 패배를 설욕하고 올 시즌 국내 개막전 트로피를 품은 것이다.
이예원은 6일 부산 동래베네스트CG(파72)에서 끝난 대회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3개, 보기 3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를 적어낸 그는 2위 홍정민(11언더파)을 1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섰다. 지난해 6월 Sh 수협은행 MBN 여자오픈 이후 10개월 만의 우승으로 시즌 첫 승이자 통산 7승째를 달성했다. 우승 상금은 2억 1600만 원이다.
2022년 KLPGA 투어 신인왕 출신인 이예원은 2023년 대상·상금왕·평균타수 1위의 3관왕, 지난해 공동 다승왕(3승) 등 데뷔 3년 만에 투어를 대표하는 선수가 됐다. 2023년 국내 개막전으로 열렸던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뒀는데 이번에도 국내 개막전부터 트로피를 품으며 올 시즌 질주를 예고했다. 2023년 이 대회 초대 챔피언이었던 그는 2년 만에 왕좌 탈환에 성공해 기쁨이 더했다.
이예원과 홍정민은 이날 시작부터 숨가쁜 각축전을 벌였다. 1타 차 2위로 출발한 이예원은 홍정민이 첫 홀에서 보기를 범하면서 공동 선두가 됐다. 이후 엎치락뒤치락 선두 경쟁이 이어졌고 이예원이 한때 2타 차까지 뒤졌지만 12·13번 홀 연속 버디로 다시 공동 선두에 올랐다. 승부는 10언더파로 팽팽히 맞선 18번 홀에서 갈렸다. 이글을 노린 홍정민의 그린 주변 10m 칩샷이 홀 바로 앞에 멈추자 이예원은 침착하게 이글 퍼트를 성공시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 후 이예원은 “올 시즌 초반부터 빠르게 우승을 신고하고 싶었는데 개막전에서 우승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히고 “마지막 홀 이글 퍼트는 최대한 안전하게 쳤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올 시즌 목표는 4승과 단독 다승왕”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 4개 홀 연속 버디 등 3타를 줄인 안송이가 3위(9언더파)에 올랐고 이동은은 데일리베스트 7언더파를 몰아쳐 지한솔과 함께 공동 5위(7언더파)로 뒤를 이었다. 1년 만에 국내 무대에 나선 신지애는 공동 23위(이븐파), 디펜딩 챔피언 황유민은 공동 33위(2오버파)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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