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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 들었나 조마조마? 집에서도 가능한 알레르기 치료법 [헬시타임]

삼성서울·세종충남대·고신대복음병원 공동 연구

삶은 면 섭취량 서서히 늘리며 반응완화 정도 관찰

경구면역요법 9개월만에 81%에서 증상 사라져

이미지투데이




5분동안 끓는 물에 충분히 익힌 면의 섭취량을 조금씩 늘려가는 방식으로 밀 알레르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지현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와 김민지·김지원 세종충남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정민영 고신대복음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집에서도 가능한 경구면역요법으로 밀 알레르기를 효과적이면서도 안전하게 완화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밀 알레르기가 있으면 밀에 포함된 단백질 성분을 섭취한 후 발진·가려움증·호흡곤란 등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며 심한 경우 아나필락시스 쇼크의 위험도 있다. 빵·면·과자 등을 쉽게 접할 수 있어 다른 식품 알레르기보다 음식 섭취에도 제약이 많다.

연구팀은 2015년 10월~2022년 7월 밀 알레르기 진단을 받은 3~17세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경구면역요법을 시행하고 밀 알레르기 반응의 완화 정도를 관찰했다. 우선 경구면역요법에 참여한 50명에게는 끓는 물에 5분 동안 충분히 익힌 면을 이용해 밀 단백질 섭취량에 따른 반응 정도를 살폈다.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던 면 섭취량을 바탕으로 초기 섭취량을 결정하고 조리한 면을 3g(밀 단백질 기준 90㎎) 먹게 될 때까지 3~7일 간격으로 조금씩 늘렸다. 이후 최종 목표 섭취량인 삶은 면 80g(밀 단백질 2400㎎)에 도달할 때까지 매일 5%, 매주 25%씩 섭취량을 증가시켰다. 최종 목표 섭취량을 넘어서면 유지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최소 12개월 동안 일주일에 4번 이상 밀이 포함된 음식을 꾸준히 먹도록 했다.

김지현(왼쪽부터)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김민지·김지원 세종충남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정민영 고신대복음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사진 제공=각 병원


그 결과 경구면역요법을 시작한지 9개월(중앙값) 만에 소아청소년 50명 중 41명(82%)에게서 알레르기 증상이 사라진 것으로 보고됐다. 반면 해당 요법을 시행하지 않은 대조군 22명 중 1명(4.5%)만 알레르기 증상이 자연적으로 사라졌다. 연구진은 혈액검사를 통해 경구면역요법 참가자들의 면역 관련 수치가 개선됐음을 확인했다. 지속적으로 밀을 섭취하자 면역글로불린 IgG4 수치가 증가해 밀에 대한 항체가 만들어졌고 그로 인해 알레르기 반응이 완화됐다는 게 연구진의 분석이다. 경구면역요법 시행군은 1명당 2회 꼴로 알레르기 반응이 보고됐는데, 가려움증과 같은 피부 증상이 가장 흔했고 안정적으로 관리되는 수준이었다.

연구진에 따르면 경구면역요법 참가자 중 44명(88%명)이 밀의 형태나 종류, 용량에 상관없이 섭취가 가능해지면서 삶이 크게 달라졌다. 다만 연구팀은 천식을 동반하거나 면역혈청학적 검사에서 부적합으로 나온 환자의 경우 실패 가능성이 높고 부작용 위험도 있기에 의료진과 상의 없이 임의로 경구면역요법을 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이번 연구에서도 참가자의 30%인 15명이 아나필락시스를 경험했다.



경구면역요법군(오른쪽)과 대조군의 탈감작률.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이번 연구를 주관한 김지현 교수는 "식품 알레르기가 있으면 좋아하는 음식을 못 먹는 걸로 그치지 않고 언제 어떤 식으로 응급상황이 발생할 지 모른다는 불안에 시달린다"며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집에서 밀 알레르기를 극복하게 되면 알레르기 반응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나고 다양한 음식을 마음껏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아시아·태평양 알레르기 면역학술지(Asian Pacific Journal of Allergy and Immnunology)’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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