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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정치보복, 칼춤 멈춰라" 반발하자…與 "법 앞에 모두 평등"

■검찰 '文 피의자' 적시

이상직 전 의원 이사장 임명 놓고

'사위 채용의 대가성' 입증이 관건

검찰 '직접 뇌물수수 적용' 검토

前정부 출신 기자회견 열고 규탄

文 소환땐 역대 대통령 중 6번째


검찰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뇌물 수수 피의자로 적시함에 따라 여야 갈등의 핵으로 급부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장 문재인 정부 출신 현역 국회의원 37명은 기자회견을 열고 “전임 대통령에 대한 억지 정치 보복을 중단하라”고 반발한 반면 국민의힘은 검찰 수사의 정당성을 부각시키고 나섰다.

문재인 정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황희(왼쪽 세 번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수사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文 전 대통령 직접 수사 임박했나…대가성 입증이 관건=1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이상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8년 3월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으로 임명된 것이 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서 모 씨의 타이이스타젯 채용에 대한 대가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이 전 의원은 타이이스타젯의 실소유자로 알려졌다. 항공 업계 경험이 전무한 서 씨의 취업이 이 전 의원의 중진공 임명의 대가라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 검찰은 조현옥 전 인사수석 등을 피의자로 입건하고 문재인 정부 청와대 인사들이 부당하게 관여한 정황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참고인 조사를 받은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국 당시 민정수석비서관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따라서 검찰이 혐의를 입증할 객관적 증거나 진술을 얼마나 확보하는지에 따라 이번 수사의 운명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에 대해서 당초 알려진 제3자 뇌물죄가 아닌 직접 뇌물 수수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고 보고 법리와 판례를 검토 중이다. 직접 뇌물죄는 금품이 공직자의 직접적인 이익이 될 때 적용할 수 있다. 문 전 대통령에게 직접 뇌물죄가 적용되려면 문 전 대통령과 딸 부부의 ‘경제공동체’ 관계 입증이 전제돼야 한다. 문 전 대통령이 사실상 딸 부부의 생계비를 대부분 지출했어야 서 씨의 채용이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 이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서 씨가 타이이스타젯에 채용된 후 문 전 대통령의 생활비 지원이 끊겼다고 보고 서 씨가 타이이스타젯에서 지급받은 급여와 생활비 등 2억 2300만 원이 뇌물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검찰이 문 전 대통령 부부 계좌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자금 흐름을 살펴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文 전 대통령 소환 시 역대 대통령 중 여섯 번째=다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따로 가정을 꾸린 부부가 부모와 경제공동체 관계라는 사실을 입증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지난해 2월 법원은 검찰이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아들이 ‘화천대유자산관리’에서 퇴직금과 상여금 명목으로 50억 원을 받은 것을 직접 뇌물 혐의로 기소한 사건 1심에서 검찰의 경제공동체 논리를 인정하지 않고 무죄를 선고했다.

소환이 현실화하면 문 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여섯 번째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된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압수수색에 대해 “문 전 대통령 자녀에 대한 태국 이주 부정 지원 사건과 관련해 법원으로부터 적법하게 발부받은 영장 등에 기초해 실체적 진실 규명을 위해 필요한 한도 내에서 신중하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정치적 상황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밝혔다.



◇野 “칼춤 당장 멈추라” 與 “법 앞에 모두 평등”=대여 공격 수단으로 ‘정치 검찰’ 프레임을 앞세워온 야당은 공세의 고삐를 조였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문재인 정부 출신 현역 의원 37명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전임 대통령에 대한 억지 정치 보복을 중단하라. 부질없고 부정의한 칼춤을 당장 멈추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검찰 수사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의혹을 덮기 위한 의도라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김 여사에 대한 물타기”라며 “국민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정치적 의도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검찰에 묻는다. 김건희 ‘박사’의 경우 털끝 하나라도 건드렸느냐”고 쏘아붙였다.

친문(친문재인)계뿐 아니라 친명(친이재명)계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전날 SNS에 문다혜 씨 압수수색 기사를 공유하며 “정치 보복을 단호히 배척한다”고 밝혔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면 전환용 정치 보복 수사를 반복해온 정치 검찰의 병이 또 도졌다”며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과 검찰의 정치 보복 수사를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검찰 수사의 정당성을 강조하며 맞불을 놓고 있어 여야의 대치 전선은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광재 국민의힘 대변인은 “야당은 항상 모든 국민이 법 앞에 평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다혜 씨 역시 법 앞에 평등해야 하는 사람”이라며 “국민적 의혹이 있는 것에 대해서는 누구든 수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반박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문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전직 대통령을 두 사람이나 정치 사건으로 구속하고 국정 농단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보수 우파 진영 수백 명을 구속한 일이 있었다”며 “지은 죄만큼 돌아가는 게 세상 이치”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및 내각 출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일 국회 소통관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수사 관련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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