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동차 산업에서 주목받는 인공지능(AI) 기술은 생성형 AI다. 생성형 AI는 주행 과정에서부터 인포테인먼트 사용, 진단 장치까지 차량과 관련해 만들어지는 대규모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처리해 고객에게 원하는 답을 찾아준다. 음성 대화 기반이기 때문에 그동안 안전상의 이유로 운전자가 기기를 자유롭게 조작할 수 없었던 불편함도 해결해준다. 생성형 AI가 자동차를 새로운 생활공간으로 탈바꿈시킬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완성차 업체들은 생성형 AI에 기반한 서비스들을 내놓고 있다. 기아(000270)는 최근 출시한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EV3에 최초로 생성형 AI 기술을 접목한 기아 AI 어시스턴트를 탑재했다. 운전 중에 화면을 터치하거나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맛집 소개부터 에어컨의 세기 조절까지 음성만으로 차량을 제어할 수 있다. 운전자는 AI 어시스턴트와 일상적인 대화를 통해 일정 관리부터 최적 경로 설정, 식당 예약, 엔터테인먼트 이용, 긴급 상황 지원 등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BMW는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아마존 알렉사와 연동한 새로운 음성 비서 서비스를 선보였다. BMW는 아마존과 함께 알렉사 대규모언어모델(LLM) 기반의 생성형 AI를 개발했다. 아마존의 알렉사 맞춤형 비서 솔루션을 활용해 기존의 지능형 개인 비서 서비스보다 더욱 정교하게 차량 제어를 해준다.
메르세데스벤츠도 생성형 AI가 접목된 ‘MBUX 가상 어시스턴트’를 내년 출시될 MMA 플랫폼 기반 신차들에 적용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서비스 업체인 아주르와 생성형 AI 개발 계약을 맺었다. 벤츠는 운전자가 목적지의 세부 정보와 식사 레시피 등 복잡한 질문을 해도 데이터 학습을 통해 음성 비서가 답변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운전자가 입력한 일정에 맞춰 통화 등 특정 행동을 제안하는 기능도 갖췄다.
폭스바겐은 AI 기반 챗봇인 챗 GPT를 자사의 IDA 음성 비서 서비스에 통합한 기술을 내놓았다. 챗 GPT를 차량에 직접 적용한 것은 폭스바겐이 세계 최초다. 볼보도 국내 시장에서 SK텔레콤과 협업해 만든 AI 음성 서비스 ‘누구 오토’를 각 모델에 적용하고 있다. 누구 오토의 한국어 인식률은 96%에 이른다.
김범준 LG경영연구원 박사는 “그동안 자동차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는 주행 안전상의 이유로 대부분 음악이나 음성 콘텐츠였다"며 “하지만 생성형 AI를 활용하면 운전자의 취향이나 주행 환경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학습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자동차 공간도 새롭게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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