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10월 말 확정을 앞둔 유럽연합(EU)의 관세 폭탄을 피하기 위해 다양한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치 매체 폴리티코는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중국 주요 전기차 제조사와 관련 단체가 EU 집행위원회에 차량 판매 가격 조정 등의 내용이 담긴 제안서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EU 집행위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최대 46.3%의 관세를 부과하는 확정 관세 결정 초안을 발표하고 10월 말 확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판매 가격 하한선을 설정하고 전체 수출 물량도 일정 수준을 넘기지 않겠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안서를 제출한 업체로는 상하이자동차(SAIC), 비야디(BYD), 지리(Geely)이며 주EU 중국상공회의소도 별도의 제안서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EU 관세 방침에 어느 정도 협상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EU는 반(反)보조금 조사 절차에 따라 올 6월 상계관세 부과 계획을 처음 공개한 후 관세율을 소폭 하향 조정해왔다. 8월 20일 발표한 확정 관세 초안에는 기존의 일반 관세 10%에 더한 추가 관세율을 17.0∼36.3%포인트로 정했고 중국 측의 의견 수렴을 통한 추가 인하 가능성도 열어뒀다.
앞서 테슬라 역시 EU 집행위에 “중국에서 받는 보조금이 많지 않다”며 개별 조사를 통해 보조금 규모에 상응하는 관세를 부과해달라고 요청했고 EU 집행위는 별도의 조사를 거쳐 중국산 테슬라의 관세율을 9%로 낮춘 바 있다. EU는 2035년부터 신규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전면 금지할 계획이어서 중국 전기차 업체 입장에서 EU 시장은 놓칠 수 없는 중요한 곳이다. EU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EU 내 중국산 전기차 수출량은 23억 537만 유로(약 3조 411억 원)에 달한다. EU의 중국산 전기차 확정 관세는 27개 회원국의 투표를 거쳐 10월 30일 관보에 게재된 뒤 5년간 확정 시행될 예정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