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8월 신규 주택 판매액이 1년 전보다 약 2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상하이 등 주요 대도시에서 오피스 공실률도 치솟고 있어 부동산 경기를 살리려는 정책들이 효과를 전혀 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블룸버그통신과 중국의 시장 정보 업체 중국부동산정보(CRIC)에 따르면 중국 100대 부동산 업체의 8월 신규 주택 매매는 2512억 위안(약 47조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26.8% 감소한 수치이자 전월 대비로는 9.98% 줄어든 것이다. 특히 올 7월 주택 매매 거래의 전년 동기 대비 감소 폭이 19.7%로 나타났는데 8월에는 이보다 7.1%포인트 커졌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CRIC는 “월간 실적 규모는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도 사정은 비슷하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부동산 중개 업체 컬리어스의 자료를 살펴본 결과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선전시의 올 6월 프라임오피스(고급 사무실) 공실률은 27%를 기록했다. 지난해 7월 공실률(20%)보다 7%포인트나 올라갔다. 반면 사무실 월세는 ㎡당 163위안으로 전년 대비 15% 하락했다. 베이징·광저우·상하이 등에서도 사무실 공실률이 높아진 반면 임대료는 2년 전에 비해 10%씩 빠진 것으로 나타난다. FT는 “유연근무가 확대되면서 사무실 공실이 늘어나는 미국 등과 달리 중국의 오피스 공실 문제는 경기 침체가 주요 원인”이라고 짚었다.
중국의 부동산 시장 침체는 경기회복의 최대 걸림돌로 꼽힌다. 중국 정부가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들을 잇따라 꺼내드는 배경이다. CRIC에 따르면 올 1분기에만 중국 지방정부가 시행한 부동산 규제 완화 대책은 전년 대비 약 40% 늘었다.
다만 정책의 실효성은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주택 매매가 연속적으로 줄어드는 것은 정부 부동산 구제책의 영향이 약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빠른 반등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CRIC는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9월 성수기를 맞아 월별 거래량이 증가할 수 있다”면서도 “시장 여건이 부진하고 뚜렷한 정책 부양책이 없다면 성장률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부동산 위기는 지난 2년 동안 소비·노동·자산시장 등 모든 것에 부담을 줬다”며 “부동산 문제는 올해 경제성장률 5% 목표 달성에 지속적으로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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