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록 밴드 오아시스의 재결합 공연 티켓 판매 과정에서 발생한 ‘다이내믹 프라이싱(Dynamic Pricing)’ 문제를 조사하기로 했다. 다이내믹 프라이싱은 수요와 공급의 변화에 따라 가격을 유동적으로 결정하는 전략을 말한다.
2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오아시스의 16년 만의 영국 및 아일랜드 공연 티켓이 지난달 31일 판매 개시 10시간 만에 완판됐다. 이 과정에서 많은 팬은 오랜 대기 시간과 함께 처음 공지된 것보다 훨씬 비싼 가격을 마주해야 했다. 일부 공연장의 스탠딩 티켓 가격은 수백 파운드나 비싸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가격 변동의 원인으로는 공연·스포츠 이벤트 티켓 판매사인 티켓마스터가 사용하는 ‘다이내믹 프라이싱’ 시스템이 지목됐다. 이 시스템은 실시간 수요에 따라 티켓 가격을 조정한다. 티켓마스터는 이 방식이 암표 판매를 막고 아티스트들에게 더 많은 수익을 안겨준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영국 문화부 장관인 리사 낸디는 성명을 통해 “일반 팬들이 좋아하는 밴드의 라이브 공연을 즐길 기회를 박탈하는 엄청난 가격 부풀리기”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티켓 재판매와 관련한 소비자 보호 등에 대한 향후 협의 때 다이내믹 프라이싱의 투명성 등에 대한 문제를 포함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아티스트, 업계 및 팬들과 협력해 호객 행위와 바가지 재판매의 재앙을 끝내고, 공정한 가격으로 티켓을 보장하는 더 공정한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는 티켓마스터의 모기업인 라이브 네이션(Live Nation)의 시장 지배력에 대한 우려도 불러일으켰다. 미국에서는 이미 라이브 네이션과 티켓마스터를 대상으로 한 독점 행위 관련 민사 소송이 제기된 상태다.
아티스트들의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오아시스가 애초 다이내믹 프라이싱 책정을 거부할 수 있었는데 이를 내버려뒀다는 것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