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열리는 최대 규모의 아트페어 프리즈(Frieze) 서울과 키아프(Kiaf)가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동시에 개막한다. 올해로 세 번째 개최되는 프리즈 서울에는 거고지언, 하우저앤워스, 데이비드즈워너, 리만 머핀 등 세계 정상급 갤러리 110여 곳과 국제갤러리, 갤러리현대, 아라리오갤러리 등 국내 주요 갤러리들이 부스를 차리고 전세계에서 온 관람객을 맞이한다. 한국화랑협회가 이끄는 키아프는 132곳의 갤러리가 참여한 가운데 8일까지 열린다.
프리즈 서울에 참여하는 갤러리들은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근현대 거장들의 수백억원대 작품을 부스 입구에 내걸며 자부심을 뽐냈다. 하지만 올해 프리즈 서울에 참여하는 갤러리들은 주로 동시대 작가들의 수억원대 작품 위주로 전시장을 꾸밀 전망이다. 오는 9~10월 프리즈 런던, 아모리쇼 등 해외 굵직한 아트페어가 예정돼 있어 갤러리들이 각 시장 상황에 맞게 작품을 배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전시의 질이 낮아진 것은 아니다. 조지 콘도(스푸르스 마거스), 루이스 부르주아(하우저앤워스), 게오르그 바젤리츠(화이트 큐브) 등 국내에서 좀처럼 전시가 열리지 않는 작가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한국화랑협회가 이끄는 키아프는 올해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키아프에 참여하는 상당수 갤러리들은 이우환, 박서보 등 국내 유명 단색화가들의 작품 혹은 갤러리 소장품을 벽면 가득 채우는 방식으로 부스를 운영했다. 이 같은 방식은 신규 컬렉터들의 발길을 돌리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적 받았다. 한국화랑협회는 두 차례 프리즈와 함께 행사를 진행하면서 전시 내용에 변화를 주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올해는 전체 206곳의 갤러리 중 3분의 1 이상을 해외 갤러리로 채우며, 전시 작품의 다양성에 초점을 맞춘다. 또한 갤러리들은 참여 작가의 수를 줄이고 양질의 전시를 기획해야 한다. 국제 갤러리는 한국 1세대 여성 조각가인 김윤신을, 리안 갤러리는 김택상을 조망한다. 14개 갤러리가 각각 한 작품씩을 소개하는 ‘솔로 섹션’과 운영 기간이 10년 미만인 27개 신생 갤러리를 위한 ‘플러스 섹션’도 젊은 컬렉터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해도 서울 곳곳에서는 풍성한 행사가 마련된다. 3일에는 한남동의 미술 기관들이 참여하는 ‘한남 나이트’가 진행됐으며, 4일에는 아트선재센터, 국제갤러리, 갤러리현대 등이 준비한 ‘삼청 나이트’가 열린다. 5일 ‘청담 나이트’에는 송은과 G갤러리 등이 부대 행사를 연다. 또한 리움미술관, 아모레퍼시픽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등 국내 주요 미술 기관들도 해당 기간에 맞춰 굵직한 작가의 전시를 개최한다.
해마다 이 시기가 되면 전세계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한국에 몰려 온다. 올해 VIP들은 4일 저녁 리움 미술관에서 열리는 ‘CJ 나이트 인 셀러브레이션 오브 프리즈 서울’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CJ는 국내외 갤러리와 아티스트, 큐레이터 등 미술계 인사와 영화·음악산업 관계자 등 400여 명이 참석하는 이번행사에서 K-푸드, K-콘텐츠, K-뷰티 등을 소개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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