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 여아가 경련으로 위급한 상황에서 11곳의 응급실로부터 진료를 거부당해 의식불명에 빠진 사건이 발생했다.
3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달 3일 오후 8시40분께 A(2)양 부모는 A양이 열이 나고 경련 증상을 일으켜 119에 연락했다. 구급대원은 10여분 만에 도착했으나, A양은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되지 못했다. 경기, 서울, 인천 등 수도권 서남부 권역별 병원 응급실에서 환자를 받아줄 수 없다고 했기 때문이다. 급한 대로 가장 가까운 대학병원으로 향했으나 역시 진료를 거절당했다.
모두 11곳의 병원으로부터 진료를 거부당한 사이, A양의 상황은 악화됐다. A양은 12번 째로 연락한 병원에서 겨우 응급 진료를 받았지만, 최초 신고 시점으로부터 한 시간의 시간이 훌쩍 지난 뒤였다. A양은 당시 경련을 멈췄지만 뇌 손상을 입어 한 달째 의식불명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6월 10일까지 병원의 거부로 4차례 이상 ‘응급실 뺑뺑이(재이송)’를 겪은 사례는 17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는 1년간 16건, 재작년은 1년간 10건이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9일 국정 브리핑에서 현 응급 의료 상황에 대해 “여러 문제가 있지만 일단 비상 진료체제가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고, 정부도 열심히 뛰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전국의과대학교우협의회(전의교협)은 그다음 날 입장을 내고 “최근 응급 의료 위기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대통령은 잘 돌아가고 있다고 한다”며 “직접 119 구급차를 타보시길 권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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