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치러진 9월 모의평가에서 국어·수학 등 주요 과목이 지난해 수능과 올해 6월 모평과 비교해 쉽게 출제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올 6월 모평 체감 난도가 생각보다 높아 난도 조절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의대 정원 증원으로 올 수능 역대 최다 N수생이 몰릴 가능성이 큰 만큼 수능 난도가 9월 모평과 비슷할 경우 변별력 확보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BS 국어 대표 강사인 한병훈 천안 중앙고 교사는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9월 모평 국어영역 출제 경향 브리핑에서 “전체적인 난이도는 지난해 수능, 올해 6월 모평보다 쉬운 편이었다”며 “절대적인 난이도로만 보면 지난해 9월 모평과 비슷하거나 살짝 쉬운 편”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수능 국어 영역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150점으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었고 올해 6월 모평 표준점수 최고점도 148점으로 지난해 수능과 비슷했다. 입시 업체들도 비슷한 분석을 내놓았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2024학년도 수능, 올해 6월 모평과 비교해 공통과목인 독서는 비슷하고 문학은 약간 쉽게, 선택과목도 쉽게 출제됐다”며 “특히 독서 영역은 지문이 대부분 EBS와 연계돼 소재가 익숙하고 정보 밀도가 낮아 평이했다”고 평가했다.
수학도 다소 쉬웠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EBS 현장교사단의 수학 대표 강사인 심주석 인천하늘고 교사는 “9월 모평 수학영역은 지난해 수능, 올해 6월 모평보다는 쉬운 수준에서 출제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이투스에듀는 “4점 문항의 난이도가 쉬워지면서 학생들의 체감 난이도는 쉬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6월 모평에서 1등급 비율이 절대평가 도입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던 영어 역시 쉽게 출제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EBS 대표 영어 강사인 김예령 대원외고 교사는 “절대평가 취지에 맞게 적정 난이도로 변별력을 확보했다”며 “지난해 수능이나 올해 6월 모평보다 쉽게 출제됐다”고 덧붙였다. 입시 업계도 비슷한 분석을 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본수능 가운데 쉽게 출제됐던 해와 비슷할 정도의 수준”이라고 밝혔다.
다만 지난해에 이어 초고난도 문항(킬러 문항)이 배제됐고 문항 난도가 높지 않았음에도 최상위권 변별력은 충분히 확보했다는 평가원의 평가와는 다른 분석도 나온다.
입시 업계 관계자는 “9월 모평이 쉽게 출제돼 변별력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능 난도가 9월 모평과 유사할 경우 문제를 겪을 수 있다”며 “올해 의대 정원 증원으로 9월 모평을 보지 않은 최상위권 학생들이 몰릴 가능성이 큰 만큼 평가원이 수험생의 수준에 대한 평가를 좀 더 정밀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9월 모평에 사실상 역대 최다 수준인 10만 6559명(전체 응시자의 21.8%)의 N수생이 참여하면서 올해 수능에서도 N수생 비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로서는 의대를 노리는 N수생이 어느 정도 들어올지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실제 수능에서 과목별 난이도가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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