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자동차 기업 폭스바겐그룹이 경영난을 문제로 87년 만에 독일 본토 공장 폐쇄를 결정한 상황에서 독일 최대 노조가 주 4일제를 주축으로 한 단축 근무를 도입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4일(현지 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독일에서 가장 크고 강력한 노동자 조직 중 하나인 IG메탈(금속노조)의 크리스티안 베너 최고책임자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주4일제 등) 건설적인 제안에 대해 우리는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어 “노조가 예정된 것보다 더 빨리 폭스바겐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으며, 파업을 피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2일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내고 최근의 경영난으로 인해 “수익을 못 내는 독일 내 최대 공장 폐쇄를 검토할 수 있으며 2029년까지 해고를 금지하기로 한 1994년부터 시행해온 ‘일자리 보호’ 약속도 철회해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분석가들에 따르면 유럽 내 자동차 판매량은 여전히 팬데믹 이전보다 20% 가량 적고, 폭스바겐과 스텔란티스, 르노 등이 운영하는 공장 가운데 수익을 내지 못하는 곳도 30개 이상에 이른다. 이중에서는 유럽에서 가장 큰 자동차 생산시설인 독일 볼프스부르크의 폭스바겐 공장도 포함된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약 900만 대의 차량을 생산했는데 총 생산능력은 1400만 대에 이른다.
폭스바겐의 갑작스러운 결정에 IG메탈은 10월 말 50만 명 이상의 근로자가 참여하는 파업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실제 4일 볼프크부르크에서는 2만 명 이상 근로자가 참여한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노조의 입장 변화로 블루메 CEO가 노조와의 충돌이 아닌 합의의 물꼬를 틀 수 있는 길을 열게 됐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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