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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꾼' 된 72명의 예술가, '지구'라는 공간을 탐구하다

◆광주비엔날레 7일 개막

'판소리, 소리의 울림' 주제 전시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 시각화

31개국 참여 '파빌리온'도 주목


‘사람이 살아갈 공간이 좁아지고 있는 지구’.

올해 30주년을 맞이한 ‘광주비엔날레’가 ‘공간’을 주제로 7일 광주 전역에서 막을 올린다. 이번 광주비엔날레는 동시대 지속가능한 ‘공간’을 탐색하는 예술가들의 작업을 선보이며, 86일간 인류와 예술의 미래를 고민하는 젊은 예술가들의 공론장 역할에 나선다.

6일 니콜라 부리오(왼쪽)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과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가 기자 간담회에서 주요 프로그램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서지혜 기자




니콜라 부리오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은 6일 전라남도 광주비엔날레 거시기홀에서 진행된 국내외 기자 초청 설명회에서 “이번 비엔날레는 ‘걸어들어갈 수 있는 오페라’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작가들은 소리뿐 아니라 소리와 공간을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 각자의 담론을 관객들에게 소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판소리, 소리의 울림’을 주제로 펼쳐지는 이번 전시는 ‘판(공간)’과 ‘소리’의 서사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문제를 탐구한다. 비엔날레는 이번 전시를 드러내는 도구로 판소리를 선택했다. 소리꾼과 관객, 마당이 어우러지는 판소리는 ‘사람들이 모인 곳의 소리’를 의미한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는 “판소리는 타자의 목소리까지 담아내는 행위”라며 “청각적인 판소리가 시각적인 동시대 미술과 어떻게 연결되지, 동시대 공간을 어떻게 판소리로 풀어낼지 전시공간에서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30개국에서 온 72명의 예술가들은 이번 비엔날레에서 모두 ‘소리꾼’이 되어 목소리를 통해 자신이 서 있는 공간을 선명히 드러내는 작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들은 세대, 문화, 나이, 성별, 지역의 다양성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소리를 시각화하고 위기에 처한 지구와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예인, ‘사이-상태-시스템’. 사진=서지혜 기자


필립 자흐, 부드러운 폐허(2024). 사진=서지혜 기자


전시는 광주비엔날레 전시관과 양림동의 갤러리와 빈집 등 8곳에서 펼쳐진다.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에서는 마르게리트 위모, 리암 길릭 등 유명 작가부터 해외에서 활동하지만 아직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이예인 등 젊은 작가들의 실험적인 작품을 1~5 전시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양림동 마을에서 진행되는 외부전시도 흥미롭다. 비엔날레 측은 이번 전시를 위해 양림동 마을을 예술 마을로 변모시켰고, 행사 기간에 맞춰 양림동 주민과 풀뿌리 기획자들이 주축이 된 양림동 골목비엔날레를 광주비엔날레와 함께 진행한다.

총 31곳의 국가와 기관, 도시가 참여하는 비엔날레 파빌리온도 주목할 만하다. 광주비엔날레 측은 이번 행사에서 파빌리온 참여 주체를 국가로 국한하지 않고 독립적인 기관, 기획자, 도시로 확장했다. 이들은 광주 지역의 작가, 시민들과 직접적 혹은 간접적으로 관계를 맺고, 함께 결과를 만들어가는 과정 중심으로 파빌리온을 꾸몄다. 독일 파빌리온의 ‘두물마을', 캐나다 파빌리온의 ‘고향과 또 다른 장소들’은 광주 지역과 긴밀하게 협업한 작품을 선보이며, 일본 파빌리온은 광주 지역에 대한 리서치를 기반으로 한 작업을 전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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