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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고졸 최연소 시장을 탄생시킨 민심

송주희 국제부 차장





이달 3일 일본 주요 언론은 ‘20대 최연소 시장 탄생’ 기사를 일제히 보도했다. 1일 진행된 아키타현 오다테시 시장 선거에서 당선된 1997년생 이시다 겐스케가 주인공이다. 그의 당선은 20대 최연소 시장 탄생이 아니라 고졸 출신의 흙수저가 고향에 돌아와 시장이 됐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도쿄에서 회사 생활을 하다가 창업 실패, 명문대 입학 포기 등을 겪은 이시다는 2018년 고향으로 돌아왔다. 동생과 사업을 하던 그는 지난해 4월 시의원 선거에 나가 당선됐고 이번 시장 선거에서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에 직면한 오다테시에 희망을 불어넣겠다고 외쳐 승리를 거머쥐었다.

그의 당선은 ‘경험’보다는 ‘변화’를 갈망하는 시민들의 바람이 만든 결과다. 현지 언론은 “27세의 행동력에 변혁을 요구한 시민들의 기대가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갈망이 표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앞서 올 7월 무소속의 이시마루 신지 전 아키타카시 시장도 ‘여야 대결’로 주목받은 도쿄지사 선거에서 약진하며 득표율 2위에 올랐다. 이른바 ‘이시마루 쇼크’ 이후 정치권에서는 세대교체를 강조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 양상이다.



두 언더독의 선전은 일본 차기 총리가 될 자민당 총재 선거와 맞물려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 공교롭게도 지금까지 선거 입후보를 검토 중인 11명 중 6명이 선대로부터 정치적 기반을 물려받은 ‘세습 의원’이다. ‘총리가 되는 여당 대표가 특권을 가진 세습 의원 일색이라는 게 이상하다’는 따끔한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젊은 나이와 흙수저 출신라는 배경이 정치 개혁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대변하는 ‘변화에 대한 열망’이다. ‘정치꾼 제거가 목표’라던 이시마루, ‘젊은이들이 남고 싶은 도시를 만들고 싶다’는 이시다의 약진은 세습과 파벌이 판치는 기존 정치권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새로운 희망을 갈망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시다 시장이 특유의 젊은 패기로 위기의 고향에 에너지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이시마루가 포부처럼 기존 정당의 단단한 벽을 뛰어넘을지는 알 수 없다. ‘지지 기반이 약한 데다 경험이 부족하다’는 우려 역시 부정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새 얼굴이 등장해 거대 정당의 고인 물에 파동을 일으키는 현상은 그 자체로 의미 있다. 기성 정치와는 결이 다른 인물, 새 정치가 절실한 한국이기에 이웃 나라 언더독들의 행보에 눈길이 가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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