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료계를 향해 2026학년도 이후 의대 증원 규모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해 재논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무조정실은 7일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일부 언론에 보도된 2026년 의대 증원 유예 결정은 사실과 다르다”며 “의료계가 계속해서 의견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재논의는 불가하다”고 강조했다.
국조실은 “1년 8개월 이상 의료계의 의견을 수렴했으나 의료계는 증원에 공감하면서도 그 규모에 대해 이제껏 한 번도 의견을 제시한 바 없다”며 “정부안과 다른 의견이 있다면 과학적 분석에 터잡은 의료인 수요 추계를 제시해야 재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의료계가 과학적 합리적 의견을 제시한다면 숫자에 구애받지 않고 유연하게 재논의한다는 정부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역설했다.
2025년 의대 증원부터 백지화해야 한다는 의료계의 입장에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된다. 여야의정 협의체에 의료계의 참여를 촉구하는 성격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이날 페이스북에 “정부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과학적 근거도 없이 임의로 합의하라는 요구 단 한 가지뿐”이라며 “아무리 괴로워도 국민과 환자의 생명과 건강이 걸린 사안을 그렇게 결정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는 “2026학년도 이후의 정원 규모에 대해서도 정부는 의료계가 합리적인 안을 낸다면 숫자에 구애받지 않고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말씀드려왔다”며 “정부는 앞으로 여야의정 협의체를 통해 의료계가 과학적인 분석에 기반한 증원안을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치열한 토론을 거쳐 우리 사회가 합리적인 결론에 한 목소리로 도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여당은 여야의정 협의체에서 2026년 의대 증원을 원점에서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의료계에선 대통령의 사과가 먼저 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경기도의사회는 이날 여야의정 협의체 제안에 대해 “의료계와 대화에 최소한의 진정성이 있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가 있어야 한다”며 “막말·실언을 일삼은 보건복지부의 조규홍 장관과 박민수 차관, 장상윤 사회수석을 즉각 파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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