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주도하는 이라크 주둔 국제연합군이 내후년까지 철수하는 쪽으로 미국과 이라크 당국자들이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은 6일(현지 시간)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과 이라크가 국제연합군을 2026년까지 철군하기로 큰 틀에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우선 내년 9월까지 국제연합군 병력 수백 명이 철수할 계획이다. 이때까지 이라크 서부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에 주둔한 병력은 모두 떠나게 된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 주둔한 병력도 크게 감축할 방침이다.
나머지 연합군은 시리아 내 이슬람국가(IS) 세력을 상대로 진행중인 작전을 위해 이라크 북부 쿠르디스탄의 수도인 아르빌에 2026년 말까지 1년 더 주둔할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이라크는 미군 철수 이후 일부 병력을 이라크군 자문역으로 남겨두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라크엔 미군 병력이 약 2500명 파견돼 있다. 독일·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 등에서도 수백 명의 병력을 이라크로 보냈다.
미군 철군 계획은 양국의 최종 승인과 공식 발표를 남겨놓고 있다. 이번 달 안에 합의 내용이 발표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번 합의는 지난 1월 미국과 이라크가 이라크 주둔 미군 철수 협상을 시작한 지 8개월 만에 이뤄졌다.
미군은 2003년 이라크를 침공해 사담 후세인을 축출한 뒤 2011년 철수한 바 있다. 이후 3년 뒤인 2014년 IS가 중동 지역에서 세력을 확장하자 미국은 이라크 정부의 요청을 받고 연합군을 꾸려 다시금 군대를 보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부터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으로 중동 내 반미 정서가 커지면서 이라크 내 미군 철수 여론이 커졌다.
여기에 무함마드 시아 알수다니 이라크 총리가 철군을 요구하면서 미군 철수 협상이 올 초부터 진행됐다. 알수다니 총리는 미국과 이란 모두와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균형 외교를 꾀하고 있다.
이에 미국과 이라크는 지난달 중순 연합군 철수 일정을 밝힐 계획이었지만 이란에서 하마스 정치 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나예가 피살되며 중동 내 긴장이 높아지면서 발표를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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