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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심위 ‘불기소’ 의결에도 논쟁 계속…김건희 사태, ‘악화일로’ 걷나[안현덕 전문기자의 LawStory]

6가지 혐의 대해 수사심의위 불기소 처분 의견 의결

尹 직무 관련성·처벌 근거 없다는 檢 의견 받아 들여

총장, 임기 내 처리 강조한 만큼 내주께 檢 결론 전망

與 “결정존중”…野 “짜고치는 고스톱·金 여사 안심위”

“특검 밖에 답 없다” 강조…정치권 혼란은 계속될 듯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가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해 ‘불기소’를 권고하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한 거센 후폭풍이 예고되고 있다. 여당은 수사심의위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이지만 야권에서는 수사심의위의 결정이 김 여사에 대한 ‘면죄부’라며 특별검사 추진을 예고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사심의위는 지난 6일 연 현안위원회(현안위)에서 6가지 혐의에 대해 심의한 뒤 김 여사에 대해 불기소 처분 의견으로 의결했다. 이는 이원석 검찰총장이 지난 달 23일 최종 결론 전 공정성 제고를 위해 외부 판단을 받아보겠다며 김 여사 사건에 대한 수사심의위를 직권으로 회부한 지 14일 만이다.

심의 대상에 오른 건 김 여사가 최재영 목사로부터 디올백, 샤넬 화장품 세트 등 받은 행위가 △청탁금지법 위반 △뇌물 수수 △알선수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변호사법 위반 △증거인멸 등 6개 혐의를 적용해 기소할 수 있는 지 여부였다.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는 서울중앙지검이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사건을 수사할 당시 적용했던 혐의. 변호사법 위반과 알선수재 등은 이 총장이 직권으로 수사심의위 소집을 지시하면서 검토하라고 지시한 내용이다.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증거인멸, 뇌물수수 등은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사건에 대한 고발장에 적힌 혐의다.

명품가방 수수 의혹으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재판에 넘기는 게 적절한지 판단하기 위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열린 지난 6일 이원석 검찰총장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수사심의위에 앞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과 김 여사 측 변호인은 각각 A4 용지 30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특히 수사팀은 PPT 자료를 통해 김 여사가 받은 디올백 등이 ‘취임 축하 선물’이거나 ‘접견을 위한 수단’이라고 판단한 근거를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 측도 최 목사가 스스로 청탁 용도가 아닌 선물이라고 여러 차례 밝힌 데다 김창준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의 국립묘지 안장 건은 김 여사에게 전달되지 않았다는 점, 가방 수수 당시 통일TV 송출 중단이란 현안 자체가 없었다는 부분을 근거로 무혐의 주장을 편 것으로 전해졌다.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수사심의위가 현행법상 금품을 받은 공직자의 배우자를 처벌한 규정이 없고, 법리상 김 여사가 받은 금품과 윤 대통령 직무 사이 관련성, 대가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수사팀 의견을 받아들인 것이다. 통상 현안위는 심의를 거쳐 의견을 모아 권고안을 도출한다. 하지만 이날 표결을 통해 출석 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됐다는 점에서 현안위 위원들 사이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사심의위는 무작위로 선정된 위원 15명이 모두 참석했는지, 기소와 불기소 의견이 몇 대 몇으로 나뉘었는지는 공개치 않았다. 수사심의위가 수사팀과 같은 결론을 내린 만큼 검찰은 조만간 김 여사에 대해 최종 무혐의 처분을 내릴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수사심의위 결정이 나온 직후 입장문에서 “수사팀의 전원은 수사심의위에 추럭해 그동안의 수사 결과를 충실히 설명했다”며 “수사심의위 결정과 논의 내용을 참조해 최종적으로 사건을 처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총장도 앞서 남은 임기 내에 김 여사 사건을 처리한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이 총장의 임기는 오는 15일까지다.



김건희 여사 측 최지우 변호사가 지난 6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에 참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수사심의위가 결론을 내렸으나, 여야 사이 긴장감은 오히려 고조되는 분위기다. 무혐의로 판단한 검찰과 같은 취지의 주장을 낸 김 여사 측 변호인만 수사심의위에 참여하면서 ‘결론은 이미 정해졌다’거나 ‘이미 의견이 한쪽으로 기울었다’는 등의 비판이 야권을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수사심의위나 낸 권고에 대해 같은 날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이어 “합법적 결론에 대해 무조건적 비판과 정치 공세를 하는 것은 법질서의 근간을 훼손하는 행위”라며 “더욱이 민주당 집권 시절 도입된 제도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은 자가장착”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이미 결론을 내려놓고 진행된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비난했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같은 날 서면 브리핑에서 “수사심의위는 뇌물을 받은 김 여사 측은 참석시키고 청탁을 신고한 최 목사는 배제한 채 진행됐다”며 “검찰은 ‘황제 알현 조사’로 김 여사에게 면죄부를 상납하고, 이 총장마저 앞서 김 여사 무혐의 처분에 ‘증거 판단과 법리 해석이 충분히 이뤄졌다’고 평가했는데, 수사심의위가 김 여사를 제대로 다룰 수가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대변인도 같은 날 논평에서 “수사심의위가 김 여사의 깊은 ‘수심’을 ‘안심’으로 바꿔놨다”며 “그래서 수심위가 아니라 ‘김건희 안심위’”라고 비꼬았다. 이어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던 검찰총장의 공언은 말 그대로 빈소리, 흰소리, 헛소리였다”고 비판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7일 서면 브리핑에서는 “윤석열 정권은 사법 시스템 사유화를 여실히 보여줬다”며 “공직자의 배우자가 금품을 받으면 처벌받아야 한다는 국민 상식은 권력에 빌붙은 사법 시스템에 의해 철저히 배신당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황제 출장 조사에 이어 면죄부 처분을 갖다 바친 검찰은 수사할 자격이 없다”며 “국민은 김 여사에 대한 특검 밖에 답이 없다고 판단할 것이고, 민주당이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검찰 수사와 수사심의위까지 진행됐지만, 여전히 정치적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은 셈. 결국 여야 사이 정쟁으로 치달으면서 혼란만 가중될 수 있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시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법조계 관계자는 “법리상으로는 김 여사를 처벌한 근거가 없다”면서도 “사건 발생 초기 김 여사가 직접 나서 국민에게 사죄했다면 현재와 같은 혼란이 없었겠으나, 그렇지 못하면서 사태만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검찰의 판단이나 수사심의위의 권고가 법리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지만 이른바 국민정서법에 맞는 않는, 말 그대로 국민 눈 높이에 맞지 않는 행태를 김 여사 측에서 보임으로써 향후 사태가 악화일로를 걸을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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