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형 가전업체 메이디(Midea) 그룹이 홍콩 증시에서 미화 35억 달러(약 4조6900억원) 규모의 주식 공모(상장)를 추진한다. 이는 최근 3년래 홍콩 증시 최대 규모의 주식공개(IPO)가 될 전망이다.
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메이디는 오는 17일 홍콩증시에 상장할 예정이다. 2013년 선전 증시 상장 이후 약 11년 만에 2차 상장에 나서는 것이다. 홍콩에서는 약 4억9200만주를 공모하며 주당 가격은 52~54.80홍콩달러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책정가의 하한선은 전주 금요일 선전 거래소에서 기록한 종가 대비 25% 할인된 수준이다. 최종 가격은 13일 확정하고, 17일 상장·거래를 시작할 예정이다.
메이디의 상장은 2021년 5월 JD로지스틱스의 상장 이후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시 JD로지스틱스는 36억 달러를 조달했다.
이번 주식공개로 침체에 빠졌던 홍콩 IPO 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홍콩 증시는 올해 IPO를 통해 약 25억 달러를 조달했는데, 이는 2020년 500억 달러 이상과 비교하면 크게 쪼그라든 수치다. 홍콩은 2022년 배터리 공급업체인 CALB 그룹 이후 10억 달러 이상을 조달한 상장을 진행하지 못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메이디의 IPO는 2022년 4월 국영 석유·가스 생산업체인 CNOOC가 50억 달러를 조달한 이후 최대 규모의 중국 기업 상장이기도 하다.
한편, 메이디는 1968년 설립된 중국 최대의 가전제품 제조업체다. 2016년 일본 도시바의 가전사업부를 인수했으며 독일 로봇 기업 쿠카도 소유하고 있다. 올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208억 위안(약 3조9000억원)으로 시장을 웃돌았다. 매출은 10% 증가한 약 2170억 위안이었다. 선전 증시에서 메이디의 주가는 올해 약 15% 상승했다.
중국국제금융공사(CICC)와 뱅크오브아메리카가 공동주관사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