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문화재단(이사장 이재현)이 ‘제2의 정이삭 감독' 발굴에 나섰다. 미국을 비롯해 북미에서 활동하는 재능있는 한국계 미국인 신인 감독을 발굴해 K-콘텐츠의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젊은 창작자들의 성장을 돕기 위해서다. 정이삭 감독은 한국계 미국인으로 영화 ‘미나리’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으면 이 작품에 출연한 윤여정은 한국인 배우 최초로 오스카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CJ문화재단은 지난 8일 제49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북미를 기반으로 활동 중인 한국계 영화감독들의 첫번째 또는 두번째 장편 영화 개발을 지원하는 'CJ & TIFF K-Story Fund' (이하 'K-스토리 펀드')의 첫 선정자 3명을 발표하고 시상식을 열어 창작지원금을 전달했다고 10일 밝혔다.
CJ문화재단은 이재현 이사장의 사회공헌 철학을 바탕으로 대중문화 소외영역 젊은 창작자의 '문화꿈지기'로서 다양한 문화사회공헌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신인 단편영화 감독을 발굴 및 육성하는 '스토리업(STORY UP)'의 연장선으로 지난해 9월 토론토국제영화제 및 영화진흥위원회와 함께 K-스토리 펀드를 출범해 북미 주재 한국계 영화 창작자 발굴과 ‘패스트 라이브즈’, ‘미나리’를 통해 입증된 글로벌 영화 시장 내 K-콘텐츠 확장에 나섰다. 이번 펀드는 2026년까지 3년 간 운영될 예정이다.
펀드의 앰버서더로는 영화 ‘미나리’로 한국인 배우 최초 오스카 여우조연상의 주인공이 된 배우 윤여정과 아시아계 최초로 미국 골든 글로브 TV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한국계 캐나다 배우 산드라 오가 나섰다.
K-스토리 펀드는 작년 11월 공모를 통해 접수된 총 70여 편의 시나리오 중 8편을 1차로 선정했으며, 선정된 작품의 감독 8인에게는 약 4개월간 CJ문화재단에서 연계한 CJ ENM의 시나리오 개발 멘토링을 제공했다. 이 중 로이드 리 최(Lloyd Lee Choi)의 ‘Prodigy’, 아롬 최(Arom Choi)의 ‘Soledad and Faith’, 조앤 모니 박(Joanne Mony Park)의 ‘The Windiest Day’ 등 총 세 작품이 최종 지원작으로 선정됐으며, 이들 3인 감독에게는 창작지원금 총 3만 캐나다 달러(약 3천만 원)를 제공해 작품 개발을 돕는다.
창작지원금 수여식은 제49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기간 중 지난 8일(현지 시각) 한국 영화진흥위원회가 주최하는 ‘한국영화의 밤(Korean Film Night)’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한상준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권태한 주토론토총영사관 부총영사, 김성열 주캐나다한국문화원장, 아니타 리(Anita Lee) 토론토국제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 앰버서더인 배우 산드라 오가 참석했다.
토론토국제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 아니타 리는 첫 선정자 3인에 대해 “한국 디아스포라의 복잡하고 미묘한 삶을 새로운 시각으로 대담하게 담아낸 신선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고 평했다.
CJ 사회공헌추진단장 민희경 부사장은 “칸, 베를린, 베니스와 함께 세계 4대 국제영화제로 꼽히는 토론토국제영화제와 영화 산업의 중심지인 북미에서 활동 중인 한국계 젊은 창작자를 지원할 수 있어 뜻깊다”며, “앞으로도 한국계 영화 창작자들이 자신의 꿈을 펼치는 데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제49회 토론토국제영화제는 5일부터 시작해 15일까지 진행되며,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2’, 우민호 감독의 ‘하얼빈’, 홍상수 감독의 '수유천', 헬렌 리 감독의 '텐더니스', 배우 김고은과 노상현이 주연을 맡은 ‘대도시의 사랑법’ 등 총 5편의 한국 영화가 공식 초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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